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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여자보다 더 섹시한 아우디 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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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1-07-29 22:42 조회5,304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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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모델 확대가 빠르게 진행중이다. 이번엔 A7. 5도어 쿠페다. 새로운 세그먼트를 찾아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모델을 만들어내는 아우디의 움직임이 부지런하다.


A7은 7일 겹친 날 한국을 찾아 모습을 드러냈다. 7월 7일에 A7이 국내 출시했으니 "럭키 7"이 세 번 겹쳤다. 대단한 행운을 기대하는 센스 있는 택일이다. 국내 론칭한 A7은 3.0 가솔린과 3.0 디젤 엔진 두 종류다. 3.0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시승했다.


쫙 빠진 몸매는 남성들의 본능을 자극한다. 곁눈질로 쳐다보다, 일없이 실실거리며 미소짓게 만들고, 다가서서 만져보고 뜯어보다 급기야 "너를 갖고 싶다"는 욕망을 품게 한다. 마음에 드는 차와 짜릿한 일체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본능은, 여성을 향한 남성의 본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섹시한 차는 때로 여자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다.


A7은 5도어 쿠페다. 지붕에서 리어 트렁크 리드로 떨어지는 라인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전형적인 쿠페 스타일을 그리고 있다. 롱 노즈, 쇼트 데크 스타일의 전형적인 쿠페지만 트렁크는 해치백처럼 열린다. 그래서 5도어다. 쿠페지만 해치백의 모습도 가진 것. 쿠페로 구분했지만 세단 쿠페 해치백들이 한데 섞인 모습이다. 고급세단 시장의 틈새를 끊임없이 파고드는 아우디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정체다.


대형 그릴과 LED 램프로 정돈된 앞모습은 포스가 넘친다. 아우디는 다른 어떤 메이커보다 일찌감치 LED를 앞장서서 받아들였고 적극적으로 활용한 메이커다. 헤드램프에도 LED가 적용됐다. 풀 LED 전조등은 적은 에너지로 더 밝은 빛을 발산해 훨씬 더 분명한 시야를 확보해준다. 주간운행등, 방향지시등도 LED로 적용했다.


길이 4.97m, 너비 1.91m, 높이는 1.42m다. 길고 넓고 낮다. 눈높이를 낮춰 정면으로 보면 R8의 포스도 느껴진다. 슬림한 뒷모습은 심플하게 마무리했다. 범퍼 아래 좌우로 두 개의 머플러가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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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으면 감탄사가 나온다. 화려하다기 보다는 우수한 질감의 재질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품격 있는 고급스러움을 만든다. 손이 닿는 부분에 느끼는 질감은 매우 우수하다.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변속레버, 도어 패널 등 손이 닿는 부분들이 하나같이 좋은 촉감을 전한다. 인테리어에 사용된 나무들도 결이 살아 있어 자연스럽고 고급스럽다.


계기판에는 많은 정보가 뜨지만 한 눈에 보기 어렵지 않다. 일목요연하게 정보들을 배치해 필요한 부분을 빠르고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시동을 켜면 수납돼 있던 MMI 모니터가 모습을 드러낸다. MMI 시스템은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등을 함께 조절할 수 있다.


운전자 방향으로 살짝 비틀어 놓은 센터페시아는 수직으로 배치됐다. 완만한 경사를 주면 조작하는 데 조금 더 편할지 모르겠지만 수직 배치가 공간활용성은 오히려 좋다. 손을 뻗어 버튼을 조작하는 데에도 불편하지 않다. 아우디 MMi 시스템에는 라디오 채널 선택, 숫자와 글씨 등을 메모할 수 있는 터치패드 방식의 컨트롤콘솔도 포함돼 있다.


시트는 마음에 든다. 허벅지 좌우의 지지대, 엉덩이 등 세부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시트의 각 부분이 마치 관절처럼 돼 있고 각 부분을 조절할 수 있다. 안마기능도 있다. 안마의 종류, 부위를 조절해 마사지를 받으며 운전하는 기분은 환상적이다. 장거리 운전할 때 좋은 파트너가 되겠다. 게다가 송풍시트여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더 없이 좋다. 특히 더운 여름날에는 칙칙한 몸을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준다. 최고의 시트다.


시동을 걸었다. 실내는 적막강산이다. 매우 조용했다. 고급저택의 조용한 응접실에 들어와 앉은 느낌이다. 부드럽게 차를 움직여 도로 위에 올라섰다. 오토스톱 기능이 있다. 이를 작동시키면 차가 멈출 때 자동으로 주차 브레이크가 작동한다.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지 않아도 된다. 언덕길에서서 출발할 때 밀릴 염려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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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을 이어가면 부드러운 변속 쇼크가 느껴진다. 계기판을 보지 않고 앞을 보는 상태에서도 엔진소리가 변속 순간을 말해준다. 시속 60, 90, 135, 175, 210km에서 각각 변속이 일어난다. 8단 변속기가 엔진의 힘을 잘 조율하면서 전달해준다.


조용함은 고속에서도 살아있다. 속도를 높여도 조용한 느낌이 이어진다. 조용하다기보다는 아늑하다는 느낌에 가깝다. 엔진 소리가 들리지만 바로 옆에서 들리는 강하고 거친 소리가 아니다. 엔진에 이불을 덮어 버린 듯 멀리서 하지만 확실하게 들리는 엔진소리다. 시속 200km를 넘는 속도에서도 엔진소리는 살아있고 오히려 바람소리가 작다. 질주본능을 자극하는 소리다.  펀투 드라이브의 짜릿함을 소리에서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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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TFSI 엔진은 310마력의 힘을 낸다. 수퍼차저를 장착해 엔진 힘을 극한적으로 끌어올렸다. 배기가스를 이용하는 터보와 달리 수퍼차저는 엔진의 힘을 이용해 과급하기 때문에 타보랙이 없다. 속도를 내면 잘 튜닝된 엔진 소리가 귀에 감긴다. 넘치는 힘은 언제든지 즉각적으로 터져 나온다. 얌전하게 움직이다가도 가속이 필요할 때엔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달려 나간다.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이 있어 주행안정감이 뛰어나다. 이륜구동차보다 훨씬 안정적인 자세로 달린다. 코너에서도 마찬가지. 훨씬 여유 있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두바퀴굴림차보다 훨씬 안정감 있는 코너웍을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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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완전 정지까지 수행하는 현재로선 가장 앞선 방식이다. 이를 세팅해 놓으면 차간거리를 조절하면서 알아서 달린다. 앞 차가 서행하면 따라서 속도를 줄이고, 앞차가 멈추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스스로 멈춘다. 시속 20~40km 부근에서 크루즈컨트롤이 해제되는 시스템보다 개선된 성능이다. 정속주행중에 옆 차로에서 갑자기 차가 끼어들면 순간적으로 반응해 속도를 줄인다. 마치 앞차를 밀어내며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느낌이다. 자석의 같은 극끼리 서로 밀어내는 기분이다. 물처럼 부드럽게 움직이고 돌발 상황에선 확실하고 강하게 속도를 제어한다. 다루기 쉽고 편하다. 무엇보다 완성도가 높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나이트 비전도 있다. 프리미엄 럭셔리카가 갖춰야할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서스펜션은 아주 단단하면서도 부드럽다. 하드한 서스펜션의 거친 느낌이 아니다. 부드럽게 제어되면서도 필요할 때 강하게 충격을 이겨낸다. 충격을 지난 후의 잔진동도 없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오토 다이내믹, 인티비듀얼 모드로 세팅할 수 있다.


2.8 회전하는 핸들은 날카롭다. 빠르게 반응하지만 흔들림도 덜하다. 콰트로가 있어서다. 핸들 조작에 차체의 반응은 예민하다. 조금만 움직여도 충분히 반응한다.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핸들링을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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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까지 바람소리는 거의 없다. 140km/h를 넘기면서 바람소리가 실내로 유입되기 시작하지만 엔진소리가 조금 더 크다. 거의 모든 주행 영역에서 엔진 소리가 바람 소리를 이긴다. 잡소리는 거의 없다. 매우 효과적이고 수준 높은 NVH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무작정 조용한 게 아니다. 잘 튜닝해서 엔진소리가 들림에도 붙쾌하거나 불안하지 않다. 듣기 좋게 잘 튜닝한 사운드다. 노력한 흔적이 묻어 있는 소리다. 조용함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아우디 A7이 말하고 있다.


패들시프트는 왼쪽이 다운, 오른쪽이 업이다. 패들 시프트 레버는 작지만 조작하기 편한 위치에 있어 좋다. 브레이크는 부드럽게 밟히고 정확하게 반응한다. 느낌이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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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가속을 하면 안정감 있게 차를 끌고 나간다. 가속시간도 빠르다. 속도에 비해 차의 안정감이 높다보니 속도를 더 많이 올리게 된다. 체감속도는 낮고 심리적 안정감이 큰 덕이다. 타이어와 서스펜션도 느낌이 매우 좋다. 노면을 쥐고 달리는 그립력도 살아있고 진동을 제어하는 서스펜션의 능력도 탁월했다. 차가 알아서 운전 상황을 지배하는 느낌이다.


무아지경. 차와 하나가 되서 달리는 기분이 그렇다. 적당히 귀를 파고드는 엔진 소리는 귓볼을 자극하는 콧바람이다. 얼굴 한가득 미소가 번진다. 가속페달을 밟고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돌리며 달리는 동안 느끼는 황홀함은 차에서 내리고도 오래 남았다. 아우디 A7은 섹시한 차였다. 디자인도 성능도.


A7은 여러 얼굴을 가졌다. 사람으로 치면 다중인격이다. 최고급 승차감, 다이내믹한 운동성능, 안정감, 쿠페의 아름다움, 해치백의 기능성 등등의 특성을 갖춰 필요할 때 필요한 얼굴이 드러난다. 즐겁다.


가속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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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6.42초, 거리는 104.66m였다. 시속 200km 가지는 23.05초, 거리는 841.6m. 쭉 뻗는 가속감을 그래프가 잘 말해주고 있다. 메이커가 발표한 제로백 타임은 5.8초. 약간의 차이가 있다.


제동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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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한 뒤 완전 정지까지의 시간과 거리를 구했다. 베스트 기록은 2.96초, 36.81m다. 그래프를 보면 2.5초까지 급격하게 속도를 줄였고, 이후 그래프 기울기가 평평해지면 마지막 제동을 마무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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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뒷좌석은 불편했다. 우선 머리 윗 공간이 좁다. 뒷좌석에 앉으면 머리 위로 손바닥 하나 정도의 공간만이 남는다. 키 큰 사람은 머리가 닿을 정도다. 쿠페 스타일의 한계다. 뒷좌석 옆 창도 절반만 열린다. 차창을 열면 한 가운데로 유리창이 걸려 개방감이 줄어든다. 좋은 풍경 한가운데로 전깃줄이 걸려있는 것처럼 한 가운데에 걸린 유리창이 어색하다. 뒷좌석 가운데로는 센터터널도 높게 솟았다. 이래저래 불편한 뒷좌석이다.
왼쪽 사이드미러는 반사가 심하다. 송풍구가 사이드미러에 반사돼 겹쳐보여 시야를 방해한다. 어두울 때, 비올 때 무척 거슬렸다. 운전석과 조수석 도어를 열면 도어의 예리한 각이 드러난다. 보행자, 이륜차 등에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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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