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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착한 진짜 하이브리드카, 혼다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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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0-11-26 17:14 조회2,88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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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내륙에 자리한 충주호는 만추였다. 가을의 끝이지만 호수 주변을 물들인 단풍은 아직 남아 있었다.

 

혼다 인사이트를 타고 마지막 단풍이 처연한 충주호 주변 길을 달렸다. 풍경은 아름답고 차는 착했다. 착했다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거칠지 않았다. 얌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수입차가 3,000만원이 안돼는 착한 가격을 선보였다.

 

혼다코리아가 초청한 인사이트 시승은 연비 측정 위주로 진행됐다. 쭉 뻗은 국도도 아닌, 구불구불한, 게다가 오르막 내리막도 심한 산길에서 연비 테스트라니. 처음엔 별 신경 쓰지 않았다. 막상 시동을 걸고 달리기 시작하니, 궁금했다. 도데체 얼마나 나올까. 그래서 최고 연비에 도전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최종연비가 26.0km/L가 나왔다. 차에서 내릴 때엔 경제운전 실적에 따라 계기판 피어나는 꽃잎이 4개 반이 피어올랐다. 5개가 만점이다. 이 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낸 팀이 두 팀이나 더 있었다. 최고기록은 28km/L를 넘겼다. 대단한 기록이다. 이 차의 공인연비가 23.0km/L니 공인연비보다 훨씬 더 달린 것. 왕복 45km남짓한 거리를 달렸는데 휘발유를 2리터도 다 안쓴 것이다. 산길을 달려 얻는 결과라 더 놀랍다.

 

혼다코리아가 본격 하이브리드카 인사이트를 출시했다. 시빅처럼 기존 모델을 하이브리드로 만든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하이브리드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곁다리로 만들어진 모델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이브리드카로 태어났다는 것은 하이브리드카의 존재 이유에 좀 더 충실한 차로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인사이트는 말 그대로 가까운 미래에 대한 혼다의 통찰력이 만든 친환경자동차다. 한국에선 아직도 제대로 실감나지 않는 하이브리드 시대지만 이미 일본에선 1990년대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온 하이브리드카다. 엔진과 모터 두 개의 동력을 조화롭게 배치해 최고의 연비를 빚어내는 기술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인사이트는 깨끗하다.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구동한다.  이 차의 연비는 23.0km/L로 최고수준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리터당 102g에 불과하다. 그만큼 깨끗한 친환경 엔진이다.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IMA(Imtegrated Motor Assist) 시스템으로 정리된다. 가솔린 자동차에 모터와 경량 배터리만을 추가한다. 간단한 구조여서 무게가 가볍다. 모터와 배터리가 작아 승객을 위한 실내공간을 좀 더 넓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사이트는 정직하다. 디자인이 그렇다. 화려한 기교 대신 있는 그대로의 정직하고 단정한 모습이다. 자신감이 바탕이 된 디자인이다. 현란한 선이 춤추고 화려한 모습의 디자인은 조바심이 빚는 디자인이다. 자신감이 있으면 정직한 디자인이 나온다. 단순, 단정하면서도 분명한 캐릭터를 전달하는 것이다. 바로 인사이트의 모습이 그렇다.

 

인사이트는 단정한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분명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넘치는 의욕이 잘 절제된 자신감 있는 디자인이다. 특히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짓는 앞모습이 그렇다. 선은 분명하고 면은 단정하게 정돈됐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는 비교적 얇게 만들어 수평적인 구성을 이룬다. 세단보다 높은데서 올 수 있는 높이의 불안감을 이 수평 구성이 해소시킨다. 안정감 있는 모습의 근원이다.

 

옆모습은 원형이다. 보닛에서 시작된 라인은 A 필러와 루프를 지나 리어 스포일러까지 각이 없이 미끈한 원형을 이룬다. 공기의 저항을 줄이고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에어로다이내믹을 감안한 디자인이다. 또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데에도 효과적인 디자인이다.

 

전체적으로 볼륨감 있는 디자인은 뒷모습에서 마무리된다. 리어 윈도는 리어 스포일러를 경계로 아래쪽에 짙은 컬러유리를 더했다. 투톤 컬러 효과를 내면서 동시에 시야를 넓히는 효과를 노렸다. 삼각형 리어램프에는 효율이 높은 LED가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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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심플하다. 복잡한 장치들이 최대한 단순화됐다. 많은 스위치류들이 자리잡아야 할 센터 페시아도 세로로 길게 배치된 게 아니라 대시보드 폭 안에서 자리잡았다.

계기판은 위 아래로 나뉘었다. 전방을 주시하면서 함께 볼 수 있는 위쪽에는 속도가 표시된다. 이 속도계는 컬러로 차의 주행상태를 말한다. 녹색일 때에는 최적의 연비일 때에는 녹색, 급가속 혹은 급감속을 하며 연비가 나쁠 때에는 청색으로 표시된다. 그 사이 구간에서 청록색이 뜨기도 한다. 연료를 아끼고 싶다면 계기판 컬러를 녹색으로 유지하면 된다. 속도를 무조건 낮출 필요도 없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고 차를 살살 달래면서 속도를 높이면 시속 120km에서도 녹색을 유지할 수 있다. 

 

계기판 아래에는 타코미터와 연료게이지, 에너지 모니터 등이 자리했다. 정보 표시 창에는 평균연비, 연비 수 등 다양한 주행정보들이 뜬다.

인사이트는 가볍다. 공차중량 1,240kg. 1.5~2톤에 이르는 보통의 세단에 비해 확실히 가볍다. 좋은 연비를 만드는 확실한 비결중 하나다. 그 뿐 아니다. 시내의 복잡한 길을 움직일 때, 코너에서 핸들을 감을 때, 80km/h 전후의 빠르기로 국도를 달릴 때에도 가벼운 기분이 든다. 가솔린 엔진이 주를 이루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차체를 확실하게 제어하며 끌고 가기 때문이다.

 

운전자는 인사이트에게 늘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콘(Econ) 버튼을 통해서다. 이콘 모드를 선택하면 연비 최우선으로 차가 반응한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차는 충청도 양반 마냥 한 박자 늦게 반응한다. 이콘 모드를 해제하면 조금 더 빠르게, 성질 급한 경상도 사내처럼 치고 나간다. 충청도로 갈지, 경상도로 갈지 이콘 버튼을 통해 결정하면 인사이트는 명령에 충실하게 따른다.

 

인사이트는 무난한 속도를 보인다. 행여 이 차가 더디거나 생각만큼 시원하게 가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이 차의 엔진 배기량이 1.3 리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엔진 최고출력 89마력, 모터출력 9kw이다. 그리 세보이지 않은 이 힘으로 1,240kg의 차를 시속 180km 가까이 끌고 달렸다. 
가속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지만 꾸준히 속도를 높여 1.3 리터 엔진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고속으로 잘 달렸다.

속도를 높이면 실제속도보다 체감속도가 높았다. 낮은 속도로 달리면서 높은 속도의 기분을 낼 수 있으니 이 또한 경제적인 셈이다.

 

체감 속도가 높아지는 원인은 바람소리다. 속도를 높이면 차창을 파고드는 바람소리를 숨기지 않는다. 이 소리를 억지로 숨기려면 못할 건 없다. 차음 흡음재를 충분히 사용하면 이 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고속주행보다는 빨라야 시속 100km 안팎의 일상 주행 영역을 달릴 일이 대부분인 이 차에 고속주행 소음을 줄이기 위해 방음재를 덧대며 무게와 원가를 높이는 것은 넌센스다. 시속 70~90km 전후로 달린다면 고속주행때보다 훨씬 조용한 실내를 만끽할 수 있다.

 

모터와 엔진은 달리는 조건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최적의 효율을 만들어 낸다. 처음 출발할 때에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작동한다. 낮은 속도로 움직일 때에는 엔진은 쉬고 모터만 작동하고, 가속할 때엔 엔진이 앞장서고 모터가 힘을 보탠다. 고속 크루징에선 엔진만 작동한다. 감속할 때에는 배터리로 에너지가 충전된다.

 

아이들 스톱 장치는 연비를 높이는 또 하나의 장치다. 차가 정지할 때 시동이 꺼졌다가 출발하기 위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바로 시동이 걸리는 것. 시동이 꺼질 때의 적막감, 시동이 걸릴 때 전해지는 작은 쇼크가 낯선 느낌으로 다가온다. 쇼크는 이뿐이다. 무단변속기를 적용해 가속할 때에는 변속 쇼크를 느낄 수 없다. 부드러운 가속만 이어질 뿐이다.

 

조향성능은 정확하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른 차체의 반응이 그랬다. 청풍호수를 끼고도는 와인딩 로드에서 그 진가는 여실히 드러났다. 스티어링은 정확했고 타이어는 노면을 움켜쥐고 달렸다.

서스펜션은 노면 쇼크를 흡수해 차체의 흔들림을 잘 제어한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그냥 치고 나가면 쇼크가 한 두 차례로 정리된다. 여운을 남기는 잔진동이 없다.

 

인사이트는 착하다. 가격이 착하다. 당연히 경제성도 좋다. 결국 중요한 건 가격이다. 인사이트는 2,950만원. 3,000만원을 넘기지 않겠다는 혼다의 의지가 반영된 가격이다. 이 가격이 착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최근 엔화 환율 추세를 봐야 한다. 100엔당 1,400원을 넘는 환율이다. 어쨌든 3,000만원이 안되는 가격에 제대로 된 하이브리드카를 구입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매력적인 제안이다.

 

국산 준중형급 LPG 하이브리드카가 2300만원까지 받는 것과 비교하면 인사이트의 가격은 설득력 있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토요타 프리우스를 사려면 840만원을 더 줘야 한다.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카라는 이유로 값을 비싸게 받는 건 모순이다.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경쟁력이 경제성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엔 연비뿐 아니라 가격도 포함된다. 비싼 가격으로 경제성을 갉아 먹는다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진다. 때문에 제대로된 하이브리드 카라면 높은 연비와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이 필수 조건이다. 그래야 일반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인사이트는 연비는 물론 가격까지 하이브리드카의 미덕을 제대로 갖춘 차라고 할 수 있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프리우스를 너무 의식했다. 디자인이 닮았다. 전체적인 실루엣이 닮았을 뿐 아니라 리어 스포일러가 뒤창을 위 아래로 가르는 것까지, 룸미러를 통해 보이는 그 모습까지 빼다 박았다. 무게를 줄이느라 NVH에 대한 대책을 소홀히 한 점도 걸린다. 연비와 정숙성 사이에서 연비를 확실하게 밀기로 한 결과다. 아쉽지만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치수/중량

전장 (mm)

4,395

전폭 (mm)

1,695

전고 (mm)

1,435

축거 (mm)

2,550

윤거 전/후 (mm)

1,490 / 1,480

공차중량 (kg)

1,240

승차정원

 5 명

엔진

엔진 종류

직렬 4기통 SOHC i-VTEC

배기량(cc)

1,339

최고 출력 (ps/rpm)

89 / 5,800

최대 토크 (kg·m/rpm)

12.3 / 4,500

연료탱크 용량 (ℓ)

40

전동기(모터)

모터 종류

DC 브러쉬리스

모터 최고 출력 (kW)

9

변속기

변속기종류

전자제어식 자동 무단

구동방식

전륜구동

섀시

서스펜션 (전)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 (후)

토션 빔 액슬

제동장치 (전)

디스크

제동장치 (후)

드럼

타이어 규격

175/65R 15

연비 (km/ℓ)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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