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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야무진 엔트리카 폭스바겐 1.6 TDI 블루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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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1-02-01 11:48 조회3,9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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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이 드디어 연간 10만대 규모로 커졌다. 대단한 일이다. 전세계의 다양한 차들이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판매 대수가 늘면서 배기량이 낮은 중소형 차종들도 점차 늘고 있다. 오늘 시승할 차,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도 그 중 하나다.
수입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볼륨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처럼 엔트리급 모델, 중소형 모델들이 있어야 한다. 10만대에 이르는 수입차 시장이지만 아직도 국내에선 독일산 럭셔리 프리미엄급 세단들이 주를 이룬다. 이웃 일본에선 폭스바겐이 1위 업체다. 의미하는 바가 크다.


오늘의 시승차는 골프 1.6 TDI 블루모션. 1.6디젤엔진에 105마력 25.5kgm의 성능을 가진 우리로 치면 준중형급 차다. 100마력을 겨우 넘기는 힘을 가진 이 차가 주목받는 이유는 탁월한 연비 때문이다. 21.9km/L에 이르는 연비는 쉽게 만나기 힘든 수준이다. 국산 가솔린 준중형차와 비교하면 힘이 다소 부족한 듯 하지만 힘보다 연비에 방점을 찍은 이 차를 우습게 볼 일은 아니다. 골프 1.6을 타고 달렸다.


골프는 해치백의 전설이다. 해치백을 두고 꽁지 빠진 닭 같다는 혹평이 없지도 않았지만 지금 그런 무식한 말을 하는 이들은 없다. 소형차에는 해치백이 어울린다는 게 많은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통하는 말이다. 바로 골프가 있어서 가능한 얘기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해치백은 소형차 디자인으로는 가장 최적화된 스타일이다.
골프의 앞 모습은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큼직하게 자리잡은 ‘W’ 라는 이니셜은 멀리서도 이 차가 폭스바겐의 차임을 알려준다. 헤드램프주변은 원과 직선 예리한 각이 어우러져 있다. 각진 부분은 원뿔형 다이아몬드를 달아놓은 것처럼 보인다.   
루프라인은 많이 위로 치켜 올렸다. 작은 차지만 머리 윗 공간은 넓다. 실내에 앉았을 때 머리 위 의 압박이 전혀 없다. 작은 크기를 어떻게든 만회하고 실내를 넓게 쓰려는 궁리의 결과다.
좌우측은 물론 후방 시야 모두 제한없다. 직접 고개를 돌려 시야를 확인 할 때에도 시야를 가리는 부분이 거의 없다. 필요한 시야를 확보하는데 지장이 없다.
골프의 디자인은 이미 오랜 세월을 두고 다듬어져 온만큼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다. 물론 소비자에 따라서는 이전 모델이 더 좋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조금 더 부드러워진 지금의 모습도 괜찮은 편이다. 골프의 디자인은 절제가 있어 좋다. 필요한만큼만의 선과 면으로 구성됐다. 적당한 선에서 절제하며 디자인적인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대중적인 성격이 강한 차인만큼 화려한 기교보다 단정하고 깔금한 모습에 방점을 뒀다.
인테리어 역시 크게 다를 게 없다. 있을 것이 있어야할 곳에 있다. 스티어링휠에는 아무것도 없다. 핸들은 그냥 핸들 뿐이다. 버튼 류는 찾아볼 수 없다. 한 눈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계기판도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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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에는 내비게이션이 없다. 가운데 오디오가 배치됐고 그 아래 공조스위치가 정리됐다. 손으로 만져지는 촉감이 매우 만족스럽다. 재질의 고급감은 우수하다.


기어레버 앞 쪽에는 ESC 버튼이 있다. 주차보조장치인 파킹 어시스트 스위치도 있다. 우측 평행주차를 반자동으로 하는 장치다. 스타트앤 스톱시스템은 재미있는 경험이다. 요즘 서울 시내버스에 스타트 앤 스톱 시스템을 장착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차가 움직이다가 브레이크를 밟아 완전히 정지하면 스르르 시동이 꺼지는 것이다. 어떤 이는 “운전 기사가 초보여서 시동을 자주 꺼트린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그게 아니다. 첨단 기술 덕분에 차가 안 움직일 땐 연료소비를 줄이기 위해 엔진을 아예 꺼버리는 것이다.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시동이 꺼진 다음에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시동이 다시 걸린다. 부릉부릉 거리며 움직이던 엔진인 정지하고 난 뒤의 고요한 느낌은 참 재미있는 경험이다.


스타트앤 스톱 시스템은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블루모션 기술의 대표적인 경우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 제동회생장치도 있다. 브레이크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차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조금도 허투루쓰지않고 전체적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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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1.6 터보 디젤이다. 여기에 7단 DSG가 들어갔다. 엔진에 비해 과한 변속기 아닐까하는 생각이 없지 않지만 조금 부족한 듯한 엔진을 변속기가 훌륭하게 보완해준다. 변속효율, 동력전달효율을 7단 DSG가 커버한다. 더블클러치 방식으로 빠르게 변속을 완성해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힘을 최대화해준다.
1.6리터급 엔진이면 수입차 시장에선 엔트리급이다. 옵션을 다 빼고 기본 기능만 갖춘 ‘깡통차’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과한 얘기다. ESC야 기본이라치고, 파킹 어시스트, 스타트앤 스톱, 7단 DSG 등 고급 기능들이 차곡차곡 들어와 있다.
다만 시각적으로 허술해 보이는 면이 있다. 가죽시트가 아니어서 의아해하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 핸들도 가죽이 아니고, 타이어는 15인치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아쉽지 않은 것들이다. 폭스바겐은 안전과 기능에 충실하고 눈에 보이는 형식적인 부분들은 일정부분 포기했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시승차는 300대 한정판매되는 모델인데 판매에 나서자 마자 매진됐다. 이후 모델들에는 가죽시트와 가죽핸들 16인치 타이어 등이 적용됐고 가격은 100만원이 비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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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페달을 깊숙하게 밟아 주행을 시작했다. 가속이 빠르고 힘있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초반에 살짝 슬립이 느껴진다. ESC 개입이 늦은 편이다. 타이어의 슬립은 곧 엔진 동력의 손실이다. 블루모션의 철학에 반하는 것이다. ESC 개입을 조금 이르게 해서 슬립을 막는 게 좋겠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조금 미끄러운 길에서도 ABS 가 확실하게 작동하며 차를 세운다. 왼쪽은 빙판길, 오른쪽은 마른 아스팔트 길에서 시속 60-70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다. 좌우의 마찰력 차이로 차가 비틀거릴 수 있는 조건이다. 하지만 차는 직진 방향을 조금도 잃지 않고 자세를 유지하며 정지했다. 다시 급가속을 하자 ESC가 두두득 거리며 직진을 이어갔다.
시속 100km 까지는 빠르게, 그 이후에는 조금 빠르게, 150km/h를 넘기면서는 가속이 확연하게 더뎌진다. D에놓고 달리면 적당한 바람소리가 파고 든다. 엔진소리도 섞여 들어온다. 80-100km/h에서 윈드실드에 부딪히는 잔잔한 바람소리가 들렸다. 정직한 디젤엔진 소리는 바닥에 깔려서 들어온다. 노면 잡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나쁘지 않다.


합리적이고 기능적인 차다. 7단 DSG가 받쳐주는 가속력은 엔진 출력에 비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 7단 DSG가 사치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게 있어서 이 정도 성능을 만날 수 있다.
연비 21.9km/l 다. 이 정도의 연비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대단한 수준이다. 이 차의 존재이유는 연비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탁월한 경제성, 뒤지지 않는 성능, 합리적인 상품구성 등으로 볼 때 이 차 골프 1.6 TDI 블루모션은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경쟁력, 존재이유를 가진 차다.


판매가격은 3090만원. 하지만 이 모델은 모두 매진됐고 이제 100만원을 더줘야 가죽 시트를 장착한 골프 1.6을 만날 수 있다.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하지만 같은 가격에 국산 중형차는 물론 준대형 세단까지도 살 수 있다. 무턱대고 착한 가격이라고 칭찬만 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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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시트를 누일 때 한번에 눕혀지지 않는다. 로터리식 스위치를 조금씩 돌려야 한다. 풀 플랫 하려면 한참을 낑낑대야 한다. 원 터치로 시트를 누일 수 있는 게 좋겠다.
오토스탑 기능 때문이기는 하지만 작동하고 난뒤 엔진과 차의 거동이 다소 불안한 면이 있다. 스톱, 스타트 하는 순간에 불안한 흔들림이 있다. 좀 더 다듬어서 부드럽게 정지와 출발이 이뤄지면 좋겠다.


 


AUTO LAB
가속은 빠르지 않았지만 배기량에 비춰볼 때 우수한 성적이다. 제로백 타임은 11초07. 가속 거리는 187.77m였다.  1ed838380e8e6ce472d6c8e706e88602.jpg
제동성능 역시 무난했다.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한 뒤 56.01m를 더 가서 멈췄다. 제동 시간은 3.7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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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길이×너비×높이(mm) 4,200x1,785x1,480
엔진 형식 : TDI
배기량(cc): 1,598
최고출력(마력/rpm): 105/4,400
최대토크(kg?m/rpm):  25.5/1,500~2,500
트랜스미션: 자동 7단 DSG
구동방식: FF
타이어: 205/55R16
연비(km/l): 21.9
CO2 배출량(g/km): 122
승차정원(명): 5
가격(만원) : 3,090 (3,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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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 오종훈 yes@autodiary.kr


사진 / 사진 이승용 www.cameraeyes.co.kr / 박인범 (LIZ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