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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4의 마법, 미니 쿠퍼 S 컨트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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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1-03-14 22:14 조회6,52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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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해치백, 컨버터블에 이어 클럽맨까지 선보였던 미니가 급기야 SUV버전까지 내놨다. 미니의 네 번째 모델 컨트리맨이다. SUV에 걸맞게 차 이름도 시골사람, 촌놈이란 의미의 컨트리맨이다. 가발한 아이디어와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무장한 미니의 변신이 마법처럼 이어지는 것이다. 미니가 막 출시한 차, 따끈따끈한 미니 컨트리맨을 만났다. 시승모델은 미니 쿠퍼 S 컨트리맨과 미니 쿠퍼 S 컨트리맨 "ALL 4".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 모델을 몰고 봄 마중을 나갔다.


바람은 아직 차다. 하지만 찬바람의 끝에는 봄이 묻어 있다. 미니 컨트리맨은 앞바퀴굴림차로 쿠퍼와 쿠퍼S, 그리고 사륜구동모델인 ALL 4 세 종류로 출시됐다.  컨트리맨은 저 멀리 어디쯤 슬금슬금 북상을 하고 있는 봄에 어울리는 서글서글한 눈으로 기자를 맞았다. 재미있는 모습이다. 모자를 꺾어 쓴 듯 보닛 끝이 아래쪽으로 예각을 이루고 있고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모습이다. 미니 해치백이 작고 깜찍한, 도시의 깍쟁이 아가씨를 닮았다면 미니 컨트리맨은 영락없는 시골 아저씨다. 부담 없고 친근한 이미지다.


미니 컨트리맨은 4의 마법으로 만들어졌다. 미니의 네 번째 모델이고 4m의 벽을 넘어섰고, 사륜구동모델을 추가했다. 또한 미니 최초의 4도어 모델이기도 하다. 4가 죽음의 숫자라는 선입견을 조롱하듯 보란 듯이 4의 마법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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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가 4m의 벽을 넘었다는 사실은 의외다. 차 이름이 ‘미니’여서 길이 4m는 미니에게 일종의 마지노선이었다. 클럽맨도 3,961mm로 4m를 넘기지 않았다. 그랬던 미니가 과감히 4m 금기를 깼다. 컨트리맨을 길이 4.1m로 만든 것. 4m라는 금기를 지키는 것보다는 보란 듯이 틀을 깨버리는 게 더 미니답다. 미니가 미디움이 되더라도 금기나 틀에 얽매이는 것은 못 참겠다는 듯 촌놈의 우직함으로 벽을 넘어버렸다. 이러가 미니가 라지가 되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없지 않지만 어쨌든 미니의 변신은 언제든 기대된다.


컨트리맨, 이름부터 다정하다. 시골사람, 촌놈이라는 말이다. 털털한 외모다. 도심지향적인 작고 깜찍한 모습에서 부드럽고 뭉툭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보닛도 헤드램프도 뒷모습도 부드러운 라운드 형상이다. 깍쟁이 얌체가 털털한 친근한 느낌이다. 이름에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블랙 필러는 여전히 이 차의 중요한 디자인 포인트다. 특히 블랙 A 필러는 다른 많은 차들이 따라하는 미니의 특징이다. 어쨌든 미니 컨트리맨의 디자인은 놀라운 미니의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놀라움은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실내 중앙을 앞에서 뒤로 관통하는 센터레일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 어떤 차에도 없던 또 하나의 요소가 미니에 추가된 것. 센터레인에 선글라스 케이스, 재떨이, 컵홀더, 핸드폰 거치대 등이 센터레일에 부착됐다. 위치 이동이 가능할 뿐 아니라 탈부착도 쉽다. 역시 미니다. 센터 터널 덕분에 뒤 시트는 두 개만 배치했다. 4인승이다. 사이드 브레이크는 센터레일의 앞쪽에 항공기의 랜딩기어레버처럼 만들어 배치했다. 주차 브레이크를 잡을 때 기분이 마치 비행기를 조종하는 듯해서 좋다. 선루프는 앞뒷좌석 위로 넓게 배치됐다. 뒷좌석 위의 선루프도 완전히 열리지는 않지만 환기를 할 수 있도록 틸트가 된다. B 필러는 두껍다. 고개를 돌릴 때 두꺼운 필러가 눈에 들어온다. 시야를 가리거나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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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 S와 쿠퍼S ALL 4는 1.6리터 가솔린 엔진에 터보를 장착해 184마력의 힘을 낸다. 최대토크는 24.5kg.m인데 오버 부스트가 작동하면 26.5kg.m까지 강해진다. 배기량에 비해 힘이 무척 세다.


시동을 걸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꿈틀거리는 근육을 불뚝 거리며 장작 패는 마당쇠처럼 힘이 좋다. 빠른 가속을 이어가며 경쾌한 발걸음을 옮겨간다. 제법이다. 속도계가 치솟더니 금세 시속 1550km를 넘어선다. 1.6 엔진임에도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의 힘을 보태고 효율적인 매커니즘을 통해서 만족할만한 가속감을 보인다. 시원한 가속감의 원인은 하나 더 있다. 차의 거동이 매우 안정적인 편은 아니어서 실제 속도보다 더 높은 속도감을 느끼는 탓이다. 안정감이 조금 떨어진다는 것. 고삐를 늦추지 않고 가속을 하면 쉽게 180km를 넘기고 200km도 넘본다. 가끔은 넘어서기도 한다. 시속 190km에서 5단으로 시프트 업이 일어난다. 가볍고 경쾌한 느낌. 대단한 가속감이다. 1.6 엔진으로 이 정도 성능을 보인다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더 이상 바랄 순 없다.


시속 100km로 정속주행 하면서 알피엠은 2000을 마크한다. 그 속도를 유지하고 6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수동 변속모드로 움직이면 6단에서 2000rpm, 5단 2500rpm, 4단 3400rpm,  3단4600rpm을 각각 마크한다. 무난한 수준. 스포츠 모드를 택하면 500rpm 정도 상승해 시속 100km에서 2500rpm을 가리킨다.


출발부터 엔진소리가 제법 씩씩하게 들린다. 조용한 차가 아니다. 미니의 수다스러움은 여전했다. 속도를 조금 높이면 사방이 재잘거리며 차의 상태를 알린다. 바람소리, 엔진소리, 노면소리가 빚어내는 소리들이 마치 아줌마들의 수다를 듣는 듯하다. 촌놈의 외모에 아줌마의 수다가 더해졌다. 미니는 원래 그렇다. 분위기를 짓누르는 조용함보다 활기찬 수다를, 물위를 떠다니는 요트 같은 편안함보다는 다소 튀더라도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택했다. 긴장감을 즐기며 차와 일체감을 느끼기 좋은 정도다.


시끄럽고 거칠어도 미니가 사랑받는 이유는 ‘재미’가 있어서다. 운전하는 즐거움에 더해 차 밖에 있는 이들의 보는 즐거움, 그리고 그 시선을 즐기는 운전자의 즐거움까지 미니는 즐겁고 재미있는 차다. 조용한 차를 원한다면 구매리스트에서 이 차를 빼는 게 맞다. 재미를 위해서라면 이 차만큼 재미있는 차를 만나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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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를 만드는 이들은 어쩌면 모두 장난꾸러기일지 모른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놀라게 해주고, 재미있게 하고, 차에 유머를 섞을지 궁리하는 것이다. 회사에 모여 장난칠 궁리만 하는 이들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바로 그런 면이 미니의 힘이고 경쟁력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미니라는 차를 만드는 조직 자체가 흥미롭다. 아이디어 상상력이 넘치는 회사다. 실제로 이런 차를 만들어내는 조직이 있다는 게 감탄스럽고 부럽다. 벽시계 같은 커다란 속도계를 센터페시아 한 가운데 배치하자는 의견을 냈다면 아마도 국내 메이커에선 ‘미친놈’ 취급을 받았을 터. 하지만 미니에서는 그 미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린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진취적인 의사결정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4m를 넘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다른 차들에 비해서는 짧다. 움직임이 경쾌한 이유다. 물론 흔들림도 더 클 수밖에 없다. 코너에서는 짧아서 좋다. 뒤에 대한 부담 없이 빠르게 돌 수 있다.


앞바퀴 굴림 모델인 쿠퍼 S에서는 강한 토크 스티어가 나타난다. 핸들을 놓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가 한쪽으로 심하게 쏠리는 것. 동력을 전달하는 앞차축의 좌우 길이가 달라서 나타나는 앞바퀴 굴림 고유의 현상이다. 타이어가 광폭이면 더 심해진다. 사륜구동인 ALL 4모델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심하게 가속해도 곧게 나간다. 킥다운의 느낌은 강하지 않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이 강하지는 하지만 다른 차들처럼 확실하고 강하게 전해오지 않는다.b781a3d3b8e4effc0384085ab4379797.jpg


미니의 핸들링은 이 차에서도 여전했다. 고카트를 빼다 박은 핸들링은 차를 자유자재로 컨트롤하기 최적이다. 타이트한 스티어링에 단단한 하체가 조화를 이루는 결과다. 촌놈이지만 미니 고유의 정체성을 잃지는 않았다. 스티어링은 2.4회전한다. 고가트 같은 느낌을 받게 조향비를 타이트하게 만들었다. 즉답식 반응이 아주 재미있다. 미니는 중독성이 강하다. 탈수록 중독되고 볼수록 빠져든다. 여러 차례 미니를 접하지만 탈 때마다 재미있고 기발한 상상력에 자극을 받는다.


사륜구동 모델은 캐주얼한 시트와 하만카돈 오디오가 더해진다. 시각적으로 조금 더 경쾌하고 듣는 즐거움을 더한 것이다. 눈과 비가 많이 내리고, 기상변화가 심할 때에는 아무래도 사륜구동 모델에 신뢰가 더 간다. ALL4 는 가속시 무게감이 있다. 쿠퍼 S 보다 조금 더 무거운 느낌이 온다. 그렇지만 고속주행 안정감과 코너링 성능, 직진안정성은 만족할만하다. 사륜구동의 장점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 특히 코너링은 돋보인다. 훨씬 안정감 있다. 고카트 같은 핸들링에 사륜구동이 더해졌으니 코너에서 다른 차들이 이 차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겠다. 다만 연비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뒷바퀴가지 동력을 전달해야 하고 부품이 추가돼 무게가 늘고 동력전달 손실도 있어서다. 시승은 가격 등 차의 정보가 공식 발표되기 이전에 진행했다. 전해 듣기로 ALL 4모델이 5,000만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이 차에 열광한다. 가격이 이들의 충성을 깎아내리기에는 미니를 좋아하는 이들이 너무 많은 듯하다.


 


AUTO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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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성능영국산 계측기 비디오 브이 박스 라이트를 장착하고 같은 장소에서 두 차의 가속성능과 제동성능을 체크했다. 쿠퍼S 컨트리맨은 정지 후 7.4초 만에 시속 100km를 통과했다. 거리는 117.68m. ALL 4는 조금 더 걸렸다. 시속 100km까지 7.84초, 125.86m가 소요됐다. 그래도 메이커 측의 공식 기록 7.9초보다 빠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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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성능시속 100km에서 급제동 한 뒤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의 시간과 거리를 측정했다. 두 차종 모두 브레이크의 제동력이 확실했다. 지체 없이 즉각적인 반응으로 대답했다. 쿠퍼S 컨트리맨은 2.91초 38.52m만에 멈췄다. ALL4는 2.96초, 40.89m를 기록했다. ALL4가 가속성능과 제동성능 모두 쿠퍼 S 컨트리맨에 조금 뒤졌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거칠고 딱딱하고 시끄럽다. 미니의 특성이지만 불편하다. 승차감이 거칠고 딱딱하다. 소리도 조용하지 않다. 가솔린 엔진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조금만 더 조용하게, 조금만 더 소프트하게 미니를 만들면 어떨까. 미니답지 않다고 많은 사람들이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미니보다 조금 더 순하고 부드러웠으면 좋겠다. 패들시프트는 멀다. 손이 작으면 핸들을 쥔 채 조작하기 편하지 않다. 패들 시프트를 바깥쪽으로 조금 이동시키면 손이 작은 여성들이 조작하기에 좀 더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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