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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가진 자의 여유, 벤츠 S 350 블루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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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1-04-12 17:25 조회7,3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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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S 클래스는 최고의 세단으로 칭송받는 차다. 차를 모르는 사람도 벤츠는 안다. 벤츠 탄다는 말은 성공했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한국 뿐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어디서든 통하는 말이다. 돌아가신 이를 벤츠 세단 모양의 관에 모셔서 장례를 치르는 나라도 있을 정도다. 살아서 못 탄 벤츠, 죽어서라도 타보라는 의미다. 


벤츠중에서도 S 클래스는 단연 톱이다. 최고의 브랜드로 인정받는 벤츠에서도 최고급 세단이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벤츠가 S 클래스 라인업에 350 블루텍 모델을 새로 선보였다.


S350 블루텍은 V6 3.0 디젤 엔진을 얹은 S 클래스 라인업의 막내다. 최고출력 258마력에 연비 12.6km/L로 효율성을 자랑하는 모델이다. 이 차의 특징은 효율이다. 연비는 S 클래스 중 최고 수준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km당 214g으로 S클래스중 가장 우수하다.  기존 모델 대비 연료 효율은 6.8%, 출력은10% 이상 향상됐다고 벤츠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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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세단이지만 권위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형세단의 무겁고 딱딱하고 권위적인 모습보다는 세련되고 유니크한 디자인이 친숙해 보인다. 겸손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날렵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공기 흡입구 아래 자리 잡은 크롬 라인의 장식이 눈길을 붙잡는다. 헤드램프는 바이-제논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AMG 앞 뒤 범퍼, AMG 사이드 스커트와 19 인치 AMG 5-스포크 알로이 휠, Mercedes-Benz 레터링이 새겨진 브레이크 켈리퍼와 대용량 브레이크 디스크 등이 포함된 AMG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자칫 딱딱하기 쉬운 분위기에 역동적인 멋을 양념으로 더했다.
5m를 넘는 크기에 힘입어 실내는 여유롭고 넉넉한 공간을 갖췄다. 뒷좌석에서도 공간의 여유를 느낀다.


변속레버는 핸들 아래로 올라왔다. 덕분에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마치 방향 지시등을 조작하듯 변속레버를 다룰 수 있다. 운전하는 동안 핸들에서 손을 뗄 일이 많지 않다. 내비게이션은 깔금하다. 선명한 화면이 보기에도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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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엔진이다.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에 디젤 엔진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차가 자랑하는 놀라운 연비효율을 만들어내는 엔진일 뿐 아니라 디젤 엔진의 거친 면을 놀랍도록 순하고 부드럽게 다듬었다. 시동을 걸고 공회전 상태에서는 엔진 소리가 다소 크게 들리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마술처럼 소음과 진동이 잦아든다. 차가 움직이는 중에는 디젤엔진인지 알아채기 힘들 정도다.


이 차에는 배출가스 제어 기술인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과 AdBlue 액상 화합물을 사용해 하여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 등의 유해 성분을 줄여주고 연비를 높인다. 디젤엔진은 구조적으로 질소산화물이 많이 발생한다. 이 질소산화물이 태양 자외선과 반응하면 화학스모그가 발생해 환경에 해를 끼치게 된다. 벤츠는 이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요소’를 사용한다.  배기가스에 요소를 분사해 질소산화물의 80%를 무해한 질소와 물로 바꿔서 배출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은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놀라운 것은 S 350 블루텍이 2014년부터 적용될 예정인 EU6 배출가스 기준을 이미 만족 시킨다는 것.  EU5 기준도 까다롭다고 난리인데 벤츠는 벌써 EU6 기준을 충족시키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기술을) 가진 자의 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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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단 변속기는 여유 있는 힘을 효율적으로 잘 관리한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300 수준에 머문다. 경이로운 안정감이다. 6단 100km/h에서도 1,500rpm에 머문다. 5단에 이르러서야 1,900rpm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6,7단 변속기를 사용하는 다른 차들의 경우 시속 100km에서 최고단에서 1,800~2,000rpm을 보인다. 같은 속도에서 4단은 2,500, 3단까지 낮춰야 3,500rpm에 불과하다. 1단에서 4.38인 기어비는 강한 구동력을 보이지만 2단에서 2.86으로 효율을 중시하는 세팅으로 변한다. 5단에서 1.0이고 6, 7단이 오버드라이브 상태가 된다. 종감속비는 2.23이다. 효율이 높은 디젤엔진의 연비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어비다.


가속력이 부족할까 걱정할 이유는 없다.  235마력의 최고출력과 55.0kgm의 힘은 언제 어떤 상태에서도 차의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마력당 무게비가 8.78kg으로 힘 있는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체격조건을 갖췄다.


조향반응은 조금 빠른 편이다. 핸들을 완전히 감으면 2.5회전을 한다. 타이트한 조향비는 의외다. 승차감에 생명을 거는 프리미엄 세단의 성격상 예민한 스티어링보다는 여유 있고 부드러운 조향이 더 중요해서다. 스포츠카만큼의 예민하고 빠른 조향감은 아니지만 대형세단의 조향감으로는 조금 예민하다. 운전하는 맛을 느끼기엔 나쁠 게 없는 조향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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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실내는 속도를 높이면서 바람소리가 조금씩 유입된다. 시속 120km를 경계로 속도를 높이면서 바람소리도 점차 늘었다.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실내는 고속주행 중에도 아늑함을 유지했다. 속도에 큰 상관없이 아늑하고 여유 있는 실내를 유지하며 프리미엄 세단의 품위를 유지했다.
차선이탈 어시스트는 재미있다.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고 차선변경을 시도하면 핸들이 부르르 떤다. 운전 똑바로 하라는 경고다. 주의 어시스트(ATTENTION ASSIST)도 있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 운전자가 피로할 때쯤 차찬 표시를 계기판에 띄워 쉬었다 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앞 차와의 간격을 자동 조절하는 디스트로닉은 한 차원 높아진 안전기술이다.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해 움직이면 앞차와의 거리가 좁혀지면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가 안전거리가 충분히 확보되면 다시 정해진 속도까지 스스로 가속한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 뗐다하는 동작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가 스스로 해결하는 영역이 많아지면서 운전자가 해야 할 일은 점차 없어지고 있다. 길게 보면 운전석에서 한 숨 푹 자는 동안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일도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시속 160km부터 240km 사이에서 최고속도를 제한할 수 있는 속도제한 기능도 있다. 고속주행에 거부감을 갖는 오너라면 최고속도를 제한해놓고 정해진 속도 이상으로 차가 달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대로 속도에 중독된 운전자에게도 유효한 장치다. 무의식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아대는 운전자가 과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판매가격 1억2,700만원. 가격이 가장 낮은 S 클래스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S 350블루텍은 매력 있는 모델이라 하겠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뒷좌석 편의장치가 S 클래스답지 않게 초라하다. 시트조절은 되지 않고 뒷좌석 전용 모니터도 없다. 시트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열선이 있고 지붕에 화장거울 정도가 배치된 게 전부다. 다른 차라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벤츠 S 클래스라면 달라진다. 벤츠 S 클래스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는 운전석이 아니라 2열 오너석이다. 그런 자리에 이렇다 할 편의장치가 없는 것은 아쉽다.
기사를 고용해 운전하게하고 오너는 뒷좌석에 앉아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너의 자리에 대한 배려가 너무 박하다. 이 차를 쇼퍼 드리븐 카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벤츠 S 클래스를 쇼퍼드리븐 카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S 클래스 경계선에 서 있는 차의 한계로 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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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 오종훈 yes@autodiary.kr
사진 / 이승용 www.cameraeyes.co.kr / 박인범 (LIZ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