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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중독성 강한 반항아 BMW 535i x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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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1-11-12 08:12 조회9,8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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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535i x 드라이브를 선보였다. x드라이브는 풀타임사륜구동을 말하는 BMW식 표현이다. 자존심이 강한 BMW는 이처럼 자신만의 표현을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SUV 대신 액티브 유틸리티비클도 그런 경우다. BMW는 다르다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SUV 라인업인 X 시리즈와 별도로 세단에도 풀타임 사륜구동방식을 적용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는 데 오늘 시승할 535i x 드라이브 역시 그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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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리즈는 BMW 라인업의 핵심이다. 프리미엄 중형세단의 대표모델로 자리매김하는 차다. 라인업도 화려하다. 520d를 시작으로 523i, 528i, 535i, 535 x 드라이브, 535d, 550i x드라이브 등이 포진해 있다. 수요가 몰리는 시장에 다양한 모델을 투입,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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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드라이브는 상황에 따라 앞 뒤 차축에 엔진파워를 전달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노면의 환경에서 프런트액슬 및 리어액슬 간에 40:60의 비율로 구동력을 배분하고 최대 100퍼센트의 구동력을 한 차축에 전달할 수 있다. 이론상 0:100, 혹은 100:0 으로 구동력을 전달할 수 있는 것. 이 시스템은 주행 중인 지형에 따라 자동으로 구동력을 조절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일일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와인딩코스. 언덕길 출발, 미끄러운 노면주행 등 다양한 도로상태에서 최적의 접지력을 확보해 준다는 것.


5시리즈는 이전 모델에 비해 점잖아진 모습이다. 크리스 뱅글의 불꽃 램프가 이전 모델의 대표적 이미지라면 BMW의 새로운 디자인 사령탑인 호이동크가 지휘한 신형 5 시리즈는 확실히 얌전하고 차분해진 모습이다. 과장된 라인이나 화려한 면의 굴곡을 피해 차분하고 안정된 면을 강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황금비율을 갖춘 세단 디자인의 전형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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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대로의 기교를 부린 부분도 있다. 보닛이다. 몇 개의 라인을 사용한 보닛은 엔진룸 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다. 이른바 ‘마이너스 알(-R)’을 적용한 것. 기술없이는 불가능한 시도다. 엔진룸 안쪽 방향으로 보닛에 곡면을 만들기 위해선 엔진룸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 콤팩트한 엔진을 만들어 여유 공간을 확보했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멋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술이 뒷받침된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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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휠은 가죽으로 마감해 손에 착 감긴다. 핸들 아래로 패들 시프트가 자리했다. 8단 자동변속기를 조작하는 변속레버는 수동 변속도 가능하다. 변속레버가 손에 감기는 맛이 좋다. 촉감도 색감도 레버의 크기도 그렇다. 인테리어는 차분하다. 검정가죽시트를 적용해 실내를 블랙 톤으로 감쌌고 여기에 안정감을 주는 짙은 색 우드 패널을 사용했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감싸는 부분이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마무리 됐다. 고급스러움은 물론이다.


센터페시아는 다른 BMW 모델들처럼 위아래의 통일감보다는 모니터, 스위치류 등을 층층이 쌓은 형태다. 죠크셔틀로 조종하는 아이드라이브는 여전히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죠그셔틀은 직관적이어서 쓰기 편하다. 그 주변에 라디오와 지도 등의 기능 버튼을 더해 자주 쓰는 기능들을 원터치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운전석 시트는 편하다. 몸을 잘 잡아줄 뿐 아니라 허벅지 끝까지 시트를 늘릴 수 있어 더 좋다. 시트에 몸을 편하게 맡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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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리를 듣는 순간 미소가 번진다. 딱 듣기 좋은 수준의 엔진 사운드다. 조용하지만 살아 있음을 알리는 낮고 힘 있는 소리가 속도를 높이면 드라이버의 심장을 자극하는 강한 드라이빙 머신의 거친 숨소리로 변한다. 저속에서도, 고속에서도 엔진 사운드는 매력이 넘쳤다. 쭉 뻗는 가속감과 함께 귀를 자극하는 잘 튜닝된 엔진소리는 달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히 이 차는 레드존 7,000 rpm 부근에서 터지는 소리가 자극적이다. 중독성이 있다.


저속주행 구간에서는 매우 부드럽다. 조용한 실내는 적막함마저 흐르고 시트에 몸을 파묻고 눈을 감으면 그냥 응접실 소파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 편안하게 도로 위를 미끄러지는 느낌을 만끽했다. 프리미엄 세단에 어울리는 편안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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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에서 rpm은 1500에 머문다. 수동모드로 옮기면 7단 2000, 6단 2400, 5단 3100, 4단 4100, 3단 5200rpm을 각각 마크한다. 엔진 회전수가 속도에 비해 비교적 낮다. 8단 자동변속기가 엔진을 효율적으로 컨트롤하는 결과다. 엔진의 힘을 효율적으로 컨트롤해 큰 힘 안들이고 원하는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핸들은 3.1 회전한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다. 조향성능은 x 드라이브와 조화를 이루며 탁월한 스티어링 성능을 보여준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출발했다. 휠 스핀은 전혀 없다. 타이어는 한 치의 미끌림 없이 부드럽게 출발한 뒤 힘찬 가속을 이어갔다. 출발할 때의 휠 스핀을 조절하는 트랙션 컨트롤이 정확히 이뤄지는 것. 휠 스핀은 에너지 낭비다. 제자리에서 헛바퀴가 도는 것은 바퀴가 회전하는 거리만큼 손해다. 깐깐한 짠돌이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BMW 다이내믹 이피션시가 휠 스핀을 허락할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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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면 아낌없이 힘을 쏟아 붓는다. 불과 6초 남짓 만에 시속 100km를 넘겼다. 정지후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메이커 발표 5.9초, 계측기로 직접 측정한 결과는 6.09초로 비슷하다. 경이로운 가속감이다.


535i x 드라이브에는 직렬 6기통 3.0 리터 가솔린 엔진이 올라갔다.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는 40.8kgm. 출력도 대단하지만 강한 토크 덕분에 순간가속이 경쾌하다. 트윈파워 터보에 직분사 방식과 밸브트로닉 등으로 무장한 엔진은 탁월한 성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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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올려 고속주행을 시도했다. 유령이 아닌 이상 바람소리를 피할 수는 없는 법. 시속 160km 지나면서 바람소리가 실내로 파고든다. 하지만 불안하지 않다. 고속주행임에도 차의 움직임이 안정적 이어서다. 고속주행 상태에서도 가속감은 살아있다. 쭉쭉 뻗어나가는데 가속페달에는 여유가 많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이런 상황에서 매우 유용하다. 고속주행에선 0.01초의 시간도 중요하다. 앞을 보는 그 상태 그대로 차의 속도를 알 수 있다.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설정해 놓았다면 진행방향, 향후 회전 방향까지도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뜬다. 운전자의 시선 분산을 막아주는 매우 유용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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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주행 하게 되면 어느 정도 떨림이 잇을 수밖에 없다. 동력계통의 떨림, 차체의 떨림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데 535i x드라이브는 그런 면에서 우수했다. 고속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말이다. x 드라이브, 즉 사륜구동의 역할도 크다.


고속주행중에 살짝 브레이크에 발을 대니 안전띠가 몸을 조인다. 주행상황을 파악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해주는 것이다. 속도를 줄인 뒤 급제동을 시도했다. 브레이크의 느낌이 평소와 달리 무척 딱딱했다. 반발력도 크다. 부드럽게 브레이크를 작동할 때와 급제동할 때 브레이크 페달의 느낌이 판이하다. 상황에 따라 반응이 다른 것. 차가 똑똑하다는 증거다. 급제동을 해도 비상등이 작동하지는 않았다.


제동할 때 피할 수 없는 노즈 다이브 현상, 즉 앞이 푹 꺼지는 현상도 심하지 않다. 숙이고 들리는 편차가 크지 않다. 앞으로 숙이기를 강하게 거부하며 고개를 쳐드는 느낌이 확연하다. 브레이크를 밟을 땐 자존심강한 반항아의 모습이다. 시속 100km에서 가장 짧은 제동거리는 40.63m 제동시간은 3.33초로 측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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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35i x 드라이브는 풀타임 사륜구동 세단이다. 코너에 강한 구성이다. 무게중심이 낮은 세단에 네바퀴굴림으로 움직이니 제법 강한 코너링을 구사해도 받아준다. 어떤 코너든 정확하게 공략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도 코너를 벗어날 수 있다. 대단한 맛이다.


연비는 10.8km/L. 공차중량 1,700kg인 차에 다이내믹이피션시를 적용해 효율을 높이고 또 높인 결과다. 판매가격 9,860만원. 사륜구동이 빠진 535i보다 360만원 비싸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트렁크 윗 공간에 맨 철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깔끔하게 정리된 철판이기는 하지만 마감재를 덧대 숨기는 게 낫다. 맨 철판을 대하는 민망함은 프리미엄 세단에 어울리지 않는다.  중저가의 차에서야 그럴 수 있다 하겠지만 이 차, 1억을 호가하는 고급차 아닌가.
도어의 윈도 프레임 윗부분이 객실 방향으로 예각을 이루고 있다. 도어를 열고 나갈 때 어깨를 부딪칠 수 있다. 급하게 나가다 다칠 수도 있겠다. 실제로 시승중 어깨를 부딪히는 상황도 있었다. 개선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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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글 오종훈 yes@autodiary.kr
사진 / 이승용 www.cameraeyes.co.kr / 박인범 (LIZ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