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나님들은 코란도에 저항할까요. (가볍게 봐주세요)
페이지 정보작성자 트윈-픽스 작성일11-05-20 16:53 조회2,927회 댓글8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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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금요일.. 봄비도 제법 규모를 갖춰 내리는 스산한 오후입니다.
이 정도면 내일 어디론가 떠나는 짧은 여행조차 선뜻 결정 짓기 어려운 정도인가 합니다.
그래서.
그냥 이런저런, 평소에 갖고있던 그리 무겁지 않은 생각들 중 떠오르는대로 좀 풀어볼까
(구라)하는데(막걸리와 꽁치라도 한마리 있다면 좋겠습니다)기술정보가 아님을 먼저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예전 코-사님의 "여기 활성화를 위해선 다 괜찮다" 하신 Comment 도 있었고 하니.
왜 우리는 애지중지하던 우리의 물건들이 "특별한 마나님" 들의 성화에 못이겨 처분 내지
폐기해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러야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나고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뼈도 같이 묻기로 큰소리 치지만 때론 관점과 취향이 너무나
판이해서 우리의 분신같은 물건들을 일말의 주춤거림이나 양심의 가책도 없이 휙 버리거나
꼭꼭 숨겨버리거나 합니다.
그 중 특히 코란도에 대한 저항과 항의는 단연 압권이라 생각합니다.
아, 이게 웬일일까요.
(아주 개인적인 사안에 포함되어 부적절할 수 있겠습니다만)
예를들어 그저 하자는대로 마나님들이 원하는 자동차 쌔리 바꾸기의 향연을 구가합니다.
소형헤치벡--->SUV--->세단--->억! 수입차--->스카니아트럭!! ..그렇지만
뭐 이렇게 생난리를 피워봐도
단 하나! 불쌍한 남편 차 "코란도"는 도저히 참아 줄 수 없다는 태도입니다.
원인규명을 해봅니다.
1. 못생겼다.
2. 시끄럽다.
3. 무섭다.
4. 돈이 많이든다.
5. 위험하다.
6. 창피하다. ..정도로 압축됩니다.
아무리 갈수록 서로 미워하게되는(?) 부부라지만 같은 사안을 이리 달리볼 수 있나 세삼 크게 놀랍니다.
우선
1. 못생겼다.. 입니다.
: 나는 CJ-(5)7타입의 정통 앞모습, 특히 고유한 펜더와 동그란 헤드램프, 7슬롯수직그릴
에 대해선 "경을 치게 이쁘군" 하는 입장입니다.
반복할 수, 탄생할 수 없는 디자인이라는 생각. 그래서 DO NOT ACCEPTABLE!
2. 시끄럽다.. 입니다.
: 우리들안에서도 rv는 특히 트렉터야 흠흠. 하는일이 있습니다.
열세인 엔진파워에 머드락으로 무장하고 가쁜숨을 몰아쉬다보니 다소 시끄럽게
들리는 걸 말하는것 같습니다.
일취월장한 성능의 커먼레일엔진에 대해선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매끄럽지만 밋밋한 엔진배기음도 역시 잘 압니다.
우리 조그만 아들녀석조차도.
시공간의 흔적은 무쇠도 녹인다고 하죠?
이제 겨우 50여마력으로 버텨내지만 그 단발마의 짱짱한 엔진사운드는 나에겐 거친
바다를 건너는 통통배소리입니다. 그래서 하나도 안시끄럽기때문에 역시 DO NOT.
3. 무섭다.. 입니다.
: 그나마 제가 조금 인정하고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저 혼자 좋다고 차체는 저 멀리 올려놓고 바쿠는 집체만한걸 끼워놓고 타봐라 마라 하니
애키우는 엄마입장에서 저는 철딱서니없고 안전감각없는 서운한 남편이자 아빠겠지요.
그래도 무슨 사나운 엔진포스나 몬스터트럭도 아닌 멀쩡한 허우대의 남편의 차보고
무섭다니.. 이럴수가. 나의 성정이 무서워진거겠지.. 생각하면 서글퍼져요.
어쨌든 곧 조정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4. 돈이 많이든다..입니다.
: 이 부분이 대부분 갈등의 전초이자 오해의 소지이며 때로는 정확한 구조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뭐 그냥 한대 사오는 거 요즘 차에 비하면 큰 돈은 안들죠.
BUT .. 즉각 아이쿠하기 일쑵니다.
다른 이야기는 안하겠습니다. 다들 너무나 잘 아시는 사실입니다.
평범한 차량이라면 3~7만원이면 끝나는 검사비용조차 걱정하며(분해 조립 이도 저도
귀찮으면 뒷돈 들여 야메 휴.) 살아가야하니 어쨌든 이 부분은 각자의 몫입니다.
5. 위험하다..입니다.
: 3번의 무섭다 와 일맥일 수 있겠습니다. 쳐올라간 차체의 무게중심은 높을수 밖에 없고
각 롤 케이지로 휘감아는놨지만 전복의 다양한 가능성과 고소공포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동시에 위협한다로 귀결됩니다.
툭하면 터져나오는 냉각수와 피어오르는 연기, 고약한 나마가스냄새와 각종 전기기기의
돌연한 멈춤은 보통의 운전자에겐 악몽일 따름일 것입니다.
그러나 자꾸 고쳐지는 재미와 그로인한 자연스런 점검을 모르고 하시는 말씀.
그래서 그건 기우다! 우겨봅니다.
6. 창피하다.. 입니다.
: 요게 제가 참 애매하고 난감한 부분입니다. 아마 몇가지중 하나이거나 전부일 수도 있겠
습니다.
"너무너무 오래됬다.(연식)
"주변에 이 차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말할게 없다. 즉 대화가 안됀다)
(요건 때론 자랑인데..ㅎ) ..아주머니들이 다방에 모여서 서방님 차 얘기 같은것도
가끔씩 하나봐요?
할일 많다 맨날 울면서 - - ;
유치원에 한번 픽업 갔다가 두고두고 지청구를 들은 악몽이 떠오릅니다.
"가끔씩 행인이나 운전자들이 빤히 쳐다본다.(매연을 내뿜거나 꽁초를 버린것도 아닌데..
내가 그냥 수구리면 돼지 뭐)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무너무 오래돼서 아주아주 비싼차도 있단다.
"모두가 타는 차는 타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해병이 될 수 있으면 해병을 안했을것이다 ㅎ)
법규를 숙지하고 매너를 잘 지키며 겸손한 운전으로, 이유없이 야리는 분들에게 먼저
미소를 머금고 "한번 태워 드릴깝쇼??" 하는 것입니다.
열대우림처럼 비가 오네요.
주말엔 고우영삼국지(전10권)라도 다시 꺼내들어야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