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는 차를 운행하기 위해 보통 몇 분간 예열을 하게 된다. 이 때 차에 앉아있기가 너무 추워



시동만 걸어 놓고 집이나 실내에 잠시 들어가 있다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시동을 건 채 세워놓은



차는 도둑에게 좋은 목표가 된다. 차 전문 절도범은 시동을 끄고 잠금장치까지 해놓은 차도 시동을 걸어



훔쳐가는데 아예 시동을 걸어 놓았으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정도가 아니라 고양이 입에 생선을



넣어준 셈이다. 이런 경우 자동차보험에 들어있더라도 가입자가 시동까지 걸어 길에 방치한 큰 잘못



(중과실)을 했으니 보상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 담보종목에



가입자의 중과실 여부와 전혀 상관없이 ‘보상하는 손해’로 열거돼 있으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을 ‘열거책임주의’라고 하며 여기에 ‘도난’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도난으로 인한 손해도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보험처리를 하게 되면 다음 계약 때 보험료가 할증된다.



그냥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도난당하면 ‘자기과실이 없는 사고’로 보험처리해도 할증되지 않지만 시동을



켜놓은 경우는 자기과실이 있어 할증이 적용된다. 이제 도둑이 훔친 차를 몰고 가다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도둑이 직접 가해자로서 1차 책임을 져야 하지만 차주도 법률상 책임



(민법 제750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을 면치 못한다. 이 때문에 도둑이 자기 재산이 없어



손해배상책임을 이행 못하면 차주가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경우에도 차주가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대인배상1, 2’ 종목에서 보상된다. 보험처리 후 보험료가 할증되는 것은 ‘자기차량손해’와



마찬가지다. 예열을 위해서 뿐 아니라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거나 길가 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살 때에도 시동을 켜놓아 차를 도난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자료 제공 : 경향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