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장] 아름다운 선물......나 울었어!!!
페이지 정보작성자 김용조 작성일00-09-21 23:44 조회871회 댓글0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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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물
준이는 백화점에 가자고 엄마를 졸랐습니다.
"엄마, 언제 데려갈거야+"
"아빠가 월급을 받아오면 가자꾸나."
"그럼 몇 밤을 자야 해+"
"가만 있자, 오늘이 십 오일이니 열흘 남았구나."
"열흘이면 열 밤을 자야 하지, 엄마+"
"그렇지, 네 열 손가락 전부를 꼽아야지."
"와, 그렇게나 많이."
이번에는 엄마의 대꾸가 없습니다. 엄마는 빨래를 하기 위해 이불호청을 뜯고 있습니다.
"에이, 엄마 시시해."
준이는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갑니다.
대문에 달아 놓은 방울종이 한참을 딸랑딸랑 울립니다.
엄마는 대문 틈으로 빠꼼히 내다보이는 골목을 보면서 한숨을 포옥
내쉽니다.
아빠의 월급을 받으면 집 살 때 빈 돈 이자 물어야지,
곗돈 내야지, 할아버지 약값 보내드려야지, 준이의 유치원비 내야지,
그러고나면 한 달 생활비도 달랑달랑한데
저렇게 백화점에만 가자고 조르니 은근히 준이가
미워집니다.
옆집 태영이네 엄마는 속도 모르고
백화점 구경시켜 주는 것이 뭐가 어렵느냐 합니다.
그러나 언젠가 한번 준이를 데리고 백화점에 갔다
완구점앞에서 비싼 로보트 사달라고 떼를 쓰는 통에 혼이 난 엄마입니다.
엄마는 수돗가에서 시름을 씻어 버리기라도 하는 양
이불호청을 빨았습니다.
몇 번이고 맑은 물로 헹구었습니다.
대문의 방울종이 다시금 딸랑딸랑 울리었습니다.
꽃밭가에 와서 쭈그리고 앉은 준이의 얼굴빛 노랬습니다.
"왜, 누구하고 싸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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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니."
"그런데 왜 그러니+"
"엄마, 나 점심 먹은 거 다 토했어."
"뭐라구+ 낮에 사 먹은 호떡이 체한 거로구나.
"내가 뭐랬니+
군것질 심하게 하지 말라 않던."
엄마는 약국으로 달려가서 소화제를 사왔습니다.
그러나 준이는 소화제를 먹고도 다시 토했습니다.
자리에 누이자 어지럽다며 울었습니다.
엄마의 전화를 받고 아빠가 달려왔습니다.
"이상한데, 병원에 한번 가 봅시다."
아빠가 준이를 업고, 엄마는 준이의 신발을 들고 병으로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준이를 진찰해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하였습니다.
"머리 사진을 한번 찍어 봐야겠는데요."
엄마 아빠는 말문이 막혀서 한동안 바로 서 있지를 못하였습니다.
한참 후, 컴퓨터실에서 나온 의사 선생님이 급히
엄마 아빠를 찾았습니다.
"수술을 서둘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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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는 이내 환자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깎았습니다.
큰 주사를 맞으며 수술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울고 있는 엄마를 보고 준이가 말을 걸었습니다.
"엄마 왜 울어+ ....엄마도 아파+"
"....."
"나처럼 많이 아파+"
"...."
"엄마, 내가 엄마 것까지도 아풀께. 엄마 울지마"
"준아...."
"엄마 우는 거 난 싫어."
"....."
"엄마, 내가 엄마 것까지도 울께. 엄마는 웃어.
나는 엄마 웃는 얼굴이 젤 좋아."
이 때 의사 선생님들과 간호원들이 들어왔습니다.
준이를 조용히 밀차위로 옮겨 실었습니다.
아빠는 담배를 물고 벽 쪽으로 돌아섰습다.
엄마가 밀차를 따르며 말했습니다.
"준아, 수술을 받다가 하나님을 뵙게 되거든 준아,
엄마 아빠와 더 살게 해달라고 빌어라, 응.
그곳이 천사님들이 계시는 꽃대궐이더라도 준아
그렇게 빌어야 한다.
엄마 아빠도 빌께.
우리 준이와 함께 살게 해달라고 예수님께 기도
올리고 있을께.
설혹 집이 없어지고, 라면을 먹고 산다더라도 준아,
엄마는 우리 준이와만 함께 산다면 늘 감사기도를 잊지 않겠다."
준이의 눈동자 속에 엄마가 사뿐 들어섰습니다.
"걱정 마, 엄마.
나는 얼른 나아서 백화점에 가야 해.
백화점 가서 엄마 선물을 사야 해."
"엄마 선물+"
"응."
"무슨 선물인데."
준이가 엄마의 귀를 잡아당겼습니다.
그러고는 작은 소리로 말하였습니다.
"엄마는 기운 속옷을 입었잖아.
내가 전번에 봤다.
그래서 할머니가 와서 준 돈하고, 아빠 친구가 와아빠가 준 돈하고를
베개 속에 감춰 뒀어.
백화점에 가서 엄마 속옷 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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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별들이 떠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별들은 모두 준이가 들어가 있는 수술실을
초롱초롱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에서 바람이 기지개를 켰습.
달맞이꽃이 노오랗게 입술을 여는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