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글러 오너들과의 만남
페이지 정보작성자 바다 작성일01-04-02 07:39 조회11,613회 댓글1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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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긴 겨울이었다.
계절 내내 쉼 없이 줄기차게 이어지던 눈(雪)의 위력. 이제는 마지막이겠지 하면서 겨울의 끝을 기다렸건만 이런 짐작을 보란 듯이 깨트리며 쏟아지던 거센 폭설의 기세는, 춘(春)삼월을 넘겨 사월을 바라보고서야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계절, 봄이 오심에 마지 못해 물러나지 않았는가.
그 덕분에 올 겨울동안 설경(雪景)은 눈(眼)에 박히도록 담을 수 있어 좋았지만 오프로더들에게는 활동의 발목을 잡아채는 족쇄로 긴 시간동안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동(冬)장군의 심통으로 기다림 끝에 만난 봄은 더욱 의미있고 싱그러웠다. 아쉬움에 떠나가며 남겼던 겨울의 하얀 흔적을 털어내며 푸릇푸릇 돋아나는 새싹과 화창하게 빛나는 파란 하늘이, 봄의 발자취를 만끽하려 나들이를 나선 오프로더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큰 선물이 아니었을까.
아직은 기온이 낮음에 생소한 듯 수줍어하는 봄 처녀의 자태는 3월의 끝 자락 어느 주말, 그 따스한 기운을 품어보고자 발걸음을 재촉한 Jeep Family 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포근함과 푸르름이 되어 이들이 답답하게 덮고 있던 두터운 웃옷을 벗게 한다.
시원스럽게 지붕을 걷은 4대의 Jeep, 랭글러 가족들.
깨끗하고 단아한 매무새를 갖추고 청주 인근 교외로 나선 이들의 발걸음은 가뿐하기만 하다. 사방으로 활짝 트여진 공간으로 들이치는 봄 바람의 부드러운 기운은 지붕을 완전히 벗어낼 수 있는 오픈 카, 랭글러 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달리는 차안, 머리 위로는 파란 하늘 위에 떠있는 구름들이 우리의 나들이 길을 함께하고 달리는 길 양 옆으로는 잔설을 밀어 내며 싱그러운 봄 내음을 풍기는 만물이 그림같은 맵시로 보란 듯이 뽐낸다. 취재를 위해 따라 나선 필자도 손을 차 밖으로 뻗어보니 뒤 늦은 봄 기운이 손 안에 가득 움켜진다.
산 이곳 저 곳에 즐비한 산판 길. 나들이 겸해서 치루어진 모처럼의 오프로드 탐사는 길을 나선 이들에게 큰 활력이 된다. 겨울내 눈 여겨 두었던 코스를 다지며 모빌과 하나가 되어보는 랭글러 가족들은 힘이 넘친다. 모빌을 힘차게 구동하고 또는 뛰어내려 손수 길을 닦는다.
제법 무거워 보이는 타이어를 너끈하게 굴리며 힘찬 전진을 하는 랭글러의 모습들은 박력이 넘친다. 강한 심장의 박동을 뿜어내는 네 대의 Jeep들은 정통 4X4의 기개를 유감없이 펼쳐 보이며 매 포인트 마다 유연하게 타고 넘는 모습이 힘의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다른 모빌이 힘든 상황을 당하면 모두 합심하여 그 상황을 이겨내어 남 다른 팀웍을 자랑하고는 도전에 대한 의욕을 더욱 다진다. 그간 움츠리고 있던 몸을 한껏 기지개를 켜고 나니 몸과 마음이 상쾌하다.
힘을 쓰며 얼마를 오르니 길이 끊긴다. 비록 관통의 코스가 아님에 모빌을 돌려야 했지만, 아쉽지는 않다. 들어 갈 수 있음에 돌아 나올 수도 있는 일. 또 다르게 보아두었던 코스들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은 봄 나들이로서 만족을 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다시 한적한 교외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를 나서자 어른들은 물론 아버지들과 함께 한 아이들이 더욱 즐겁다. 서로 같은 레져 생활을 공유하며 친분을 나누는 정이 가족들까지 이어져 매우 정겨워 보인다.
오프로딩시 간단하게 때운 점심이 부족했는지 그 공복을 채우기 위해 모두들 한적한 길가 식당으로 들어선다. 주차장에 모빌들을 정렬하니, 나들이 길을 함께 하던 내내 필자의 관심이었던 모빌들을 유심히 살펴볼 기회가 된다.
네 대의 랭글러 오픈 카. 한결같이 몬스터인데다 풀 오픈을 한 모습들도 인상적이지만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터프한 인상의 Swamper Thornbird 타이어 역시 다른 모빌들과 차별이 되는 특색이다.
33" 타이어를 장착한 금 모래 색의 2000년식 TJ 랭글러와 마찬가지로 33"를 장착한 97년식 흰색 TJ. 그리고 35"를 장착한 무 광 사막 색의 92년식 YJ 랭글러. 거기에 유난한 거구를 자랑하는 89년식 검정 색 YJ 랭글러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LAREDO 버전이라는 점 또한 주목을 끈다.
33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두 대의 TJ Jeep과 35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두 대의 YJ Jeep. 이 오너들의 모빌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식사와 커피를 함께 하는 자리를 통해 필자가 궁금해 하던 모빌과 타이어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JEEP 오너들과의 만남.
화창한 봄 날씨를 서두로 대화를 시작한 모두는 곧 이어 모빌에 대한 이야기와 튜닝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오프로더들의 공통 관심사가 그렇듯이 주제가 오프로드에 이르자 서로가 기다렸다는 듯 평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며 여러 가지 대화가 오고 간다.
그 모든 내용을 다 담아보고자 하는 것이 필자의 마음이었으나 다양했던 좋은 말들을 다 수용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내용을 추려 오너들이 생각하는 모빌의 장단점등, 그에 관련된 글들만 올려 보았다. 글의 내용상 오너 개인의 극히 주관적인 의견도 있을 수 있음을 미리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INTERVIEW:::
모처럼의 일정 후라 피곤하실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우선 감사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모빌에 관련된 몇 가지의 질문을 가볍게 드릴테니 부담 갖지 마시고 편안히 말씀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우선, 모두들 굉장한 Jeep 매니아들이신 것 같은데 랭글러를 소유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신다면.
이상헌: 전의 소유하고 있던 모빌은 뉴 코란도 320 가솔린(수출용)이었는데 오프로드에서는 한계가 컸습니다. 2톤이 넘는 거구에 3200cc 가솔린 엔진이 버거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험로에서는 아무래도 둔했습니다.
더블 위시본이라는 현가방식도 험로를 염두에 두고 있는 저에게는 큰 벽이었구요. 결국 오프로딩을 위해서 모빌의 변경을 결심하게 되었고, 그래서 평소에 마음에 두고 있던 탁월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랭글러를 선택하게 되었죠.
박영복: 저는 지프 맨(jeep man)입니다. 약 10여년 동안 지프를 정비하다보니 지프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었다고 할 수 있죠. 제가 가장 잘 아는 차종이고 오프로드에 가장 적합한 오프로더임을 자신할 수 있기에 망설임 없이 선택하였습니다. 92년도에 YJ 모델을 구입하여 탄 이후, 지금까지 지프만 계속 타고 있습니다.
이산복: 저 역시도 이전의 모빌인 사이드 킥의 한계를 느껴 랭글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이드 킥은 차종의 희소 성으로 튜닝 파츠가 귀해 마음 먹은 대로 튜닝을 하기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한계를 느낄 필요가 없는 랭글러를 구입하게 되었죠.
랭글러는 4X4 정통 오프로더로서 부품의 수급이 매우 쉽고 거기에 미국 현지에서 다양한 튜닝 파츠등을 넓게 선택하여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마음을 끌었던 부분이죠. 그리고 4200cc의 강한 힘과 액슬방식의 현가구조의 매치는 이전의 사이드 킥과 크게 차별되는 매력이었습니다.
김준오: 저는 아버지의 권유로 오프로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열성적인 4X4 매니아이셔서 현재 레인지로버를 타고 계십니다. 전에는 아버지와 함께 레인지로버를 타고 오프로드를 다녔지만, 한 차종으로 다니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여러 차로 다니는 것이 오프로드에서의 즐거움과 위기를 만났을 때 큰 도움이 될 듯 하여 제가 랭글러를 구입하게 ?營윱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