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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백수와 백조 10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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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상 작성일05-03-01 00:53 조회1,270회 댓글4건

본문

-------백조-----------------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예식장은

무슨 두부 공장 같다.



30분에 한 팀씩 커플들을 쾅쾅 찍어내니..

좀 여유있게 천천히 했으면 좋겠다.



<네번 결혹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란 영화가 생각난다.

신랑 신부를 아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즐겁게 파티를 즐기던

모습이 떠오른다.



천막안에 젊은이들과 노인들이 모두 모여 웃음을 터뜨리던

정겨움이 영화의 줄거리 보다도 생생했었다.



하긴, 언젠가 그런 얘기를 언니들한테 했더니 혀를 끌끌차며 넌 아직

정신차리려면 멀었단다....ㅠ.ㅠ



작은 언니는 한 술 더떠 그럼 국제 결혼이라 하랜다.

하여간 그 여편네들 앞에서는 뭔 얘길 못 한다니까....



건 그렇구 이 인간은 도대체 왜 안 오는 거야!!

하여간 꼭 가야 되냐구 궁시렁궁시렁 댈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도대체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거람!







------백수-----------------------

아이 씨.....

지 친구 결혼하는데 왜 꼭 내가 가야 한담..



알지도 못 하는 친군데 꼭 가야 돼냐고 물어보니까

도대체 모가 글케 쪽 팔리냐고 소리를 지른다.



거봐...지가 먼저 "쪽 팔리냐" 며...

머 땜에 오라 그런지는 알 것 같다.



그치만 솔직히 넘 불편하다.

나야 모, 팔 쪽 안팔 쪽 다 팔은 놈이니 그렇지만

그녀까지 그럴 필요는 없는 거 같다.



사실 글케 쪽 팔릴 일도 없지만

넘 당당한척 오바 할 자신도 없다.



좀 일찍 온 거 같아서 예식장 앞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아우~~ 날도 더우니까 어제 먹은 술이

다시 올라오려고 한다. @.@



길 건너 목욕탕이 날 부른다.

그래, 아직 한 삼십 분 남았으니까 가볍게 목욕 한 판만 하고 생각하자!









-------백조----------------

이 인간 잡히기만 해봐라....

아주 전화까지 꺼 놓구 잠수를 타?



내가 당당하면 됐지.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한데!!



왜 그렇게 기가 죽어서 그러냐고~~!!

정말 화난다...



이 인간 만나고서 이렇게 화가 난 적은 없는 것 같다.

예식이 끝나고 뒤풀이가 진행되는 데도 연락이 안 된다.



맘 대로 해 봐!!

아주 그 딴 식으로 나오면 끝이야, 끝!!









------백수----------

저땠다...ㅠ.ㅠ



가볍게 샤워를 하고 휴게실에 누웠는데

눈을 떠보니 3시간이나 지나 있었다...ㅜ.ㅜ



어제 먹은 술이 넘 피곤 했나부다...ㅜ.ㅜ

이제 난 죽었다.



핸드폰을 켜기가 두려웠다.

역시나 그녀의 감정변화가 고스란히 음성메시지에 담겨 있었다.



"왜 이렇게 안 와. 예식 시작했단 말야."(약간의 애교)



"도대체 모하는 거야...핸드폰은 왜 꺼 놨는데..?"(열 받기 시작했음)



"정말 이럴 거야, 오기 싫음 안 오면 되지.

연락은 왜 안 받는데?!!"(절라 빡돈 상태)



"맘대로 해, 이딴 식으로 할려면 연락 하지마..."(체념상태, 열라 싸늘함)





........조금의 과장도 없이 자살하고 싶어졌다........ㅠ.ㅠ

이 사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일단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걸었다.

무릎 꿇고 싹싹 비는 수 밖에 더 있남...ㅜ.ㅜ



엥? 근데 전화가 꺼져 있다.

이쒸~~ 글타고 연락을 안 받으면 어떠카라구~~~ㅠ.ㅠ









----------백조------------------

캬......술 맛 조타~~~

더운 여름엔 기양 맥주가 최고라니까......@.@



빙시 같은게 그렇게 자신이 없어가지고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구...



에유~ 그 자식 신경 안쓰니까 속이 엄청 편하다.

전화도 꺼버렸다. 고생 좀 해보라지.



친구들이 너 놀더니 술만 늘었다구 핀잔을 준다.

그래도 좋다. 오늘은 취하고 싶다.



바보같은 놈, 친구들에게 미리 얘기 안 해논게

다행이다 싶었다.



친구들 앞에서 당당하게 팔짱을 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음냐~~~ 화장실에 가는데 ?羔

댓글목록

road님의 댓글

road 작성일

그동안 이 글로나마 모든것을잃고 글을읽을때만은 왠지 평화로왔다<br />
고 해야되나요 ㅎㅎㅎ 감사했습니다  바쁜일상에서 잠시 탈출할수있는 시간을 가질수있게해줘서 ...........

윤의사™님의 댓글

윤의사™ 작성일

감사 합니다.<br />
덕분에 활기찬 하루가 되는 것 같군요.........^^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작성일

큭...........천상이였어??ㅋㅋㅋㅋ<br />
미티...누가 일케 잘 올렸나 시펐뜨니 역쉬 잘생긴 천상이 였구먼<br />
하여간 무쟈게 잘 봤다....

이원준님의 댓글

이원준 작성일

결말은 지어 주셔야 죠.......이렇게 연재를 마감할순없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