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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와 관련된 미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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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만타 작성일04-02-08 14:29 조회4,519회 댓글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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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라고 해서 Citizen Band라고 부르는 민간용 무전기가 생활화된 미국의 에피소드입니다. 도시나 마을마다 주파수가 광고되어 운전자가 그곳 주민들에게 안내를 받거나 교신하면서 지나는 곳을 더 잘 이해하게 하니 좋습니다. 99년경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잡지에서 옮긴 것으로 기억합니다.)





해가 지기 전에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나는 화물을 잔뜩 싣고서 남부의 어떤 도시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그때 내가 틀어놓은 낡은 무전기에서 갑자기 한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트럭 운전사 아저씨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교신하고 싶어요. 테디 베어가 아저씨들과 얘기하고 싶어요.”



나는 마이크를 집어들고 말했다.



“잘 들린다. 테디 베어.”



소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응답해 주셔서 고마워요. 아저씨는 누구세요?”



내가 이름을 말해 주자 소년이 말했다.



“지금 저는 아저씨들을 귀찮게 하려는 건 아니에요. 엄마는 아저씨들이 바쁘니까 이렇게 무전기로 호출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전 지금 외롭고,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도움을 주거든요. 왜냐면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니까요. 전 다리가 불구라서 걸을 수가 없어요.”



내가 다시 끼어들어 소년에게 마이크를 놓지 말라고 말했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얘길 나눠 주겠다고 했다.

소년이 말했다.



“이것은 사실 제 아빠가 사용하던 무전기예요. 하지만 지금은 엄마와 제 것이 되었어요. 아빠는 돌아 가셨거든요. 아빠는 한 달 전에 사고를 당하셨어요. 눈이 엄청나게 오는데 트럭을 몰고 집으로 오시다가 사고를 당하신 거죠. 이제는 엄마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러 다니세요. 전 다리가 불구이기 때문에 별로 도움이 되어 드릴 수가 없어요. 엄마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우리가 잘 헤쳐 나갈 거라고 말씀하세요. 하지만 밤 늦은 시간에 가끔 엄마가 우시는 소리를 들어요.”



소년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지금 저에게는 한 가지 소원이 있어요. 아저씨들이 저한테 신경쓰기에는 너무도 바쁘다는 걸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아빠는 집에 돌아오시면 저를 트럭에 태우고 동네를 한 바퀴 돌곤 하셨거든요. 이제는 아빠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것이 모두 끝나고 말았어요.”



테디 베어(곰인형)이란 통신명을 가진 이 어린 장애자 소년이 나와 대화를 하는 동안 어떤 트럭 운전사도 우리의 무선 통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나는 목이 메어 제대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집에 있는 내 어린 아들을 생각하니 더욱 그랬다.



“아빠는 올해 안에 엄마와 저를 차에 태워 주시겠다고 말했었어요. 아빠는 나에게 ‘언젠가는 이 트럭이 네 것이 될 거다, 테디 베어.’ 하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전 이제 다시는 트럭을 타 볼 수 없을 거예요. 그래도 이 낡은 무전기가 트럭 운전사 아저씨들과 저를 연결시켜 주니 괜찮아요. 테디 베어는 이제 아저씨들과 작별하고 무전기를 꺼야 해요. 엄마가 돌아오실 시간이 됐거든요. 하지만 아저씨들이 이 근처를 지나갈 때는 저를 호출해 주세요. 그러면 제가 기쁘게 아저씨들께 돌아올께요.”



내가 말했다



“어린 친구. 너의 집이 어딘지 말해 줄 수 있겠니?”



아이는 내게 자신의 집 주소를 말해 주었다. 나는 단 1초도 지체하지 않았다. 내가 운반하고있는 급송 화물도 이 순간에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나는 조금 넓어진 곳에서 곧장 트럭을 돌려 아이가 일러 준 그곳으로 향했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스무 대가 넘는 화물 트럭들이 소년의 집 앞 도로를 세 블럭이나 가득 메우고 있었다. 주위의 수 킬로미터 안에 있던 모든 트럭 운전사들이 무전기를 통해 테디 베어와 내가 나누는 얘기를 듣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는 청취자들을 감동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한 트럭 운전사가 아이를 트럭에 태우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아오면 또 다른 운전사가 아이를 다시 트럭에 태우고 출발했다. 나 역시 차례를 기다려 테디 베어를 내 트럭에 태울 수 있었다.



그런 다음 나는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돌아와 의자에 앉혔다.



친구들! 만일 그대가 행복을 볼 수 없었다면 난 당신에게 말해 주고 싶다. 그날 내가 그 어린 친구의 얼굴에서 행복을 보았음을.



우리는 아이의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일을 모두 마쳤다. 운전사들은 서로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아이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는 말했다.



“안녕히 가세요. 트럭 운전사 아저씨. 제가 다시 아저씨를 호출할께요.”



나는 눈물이 어린 채로 고속도로를 달렸다. 내가 무전기를 트는 순간 또 다른 놀라움이 찾아왔다.

또 한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흘러나왔던 것이다.



“트럭 운전사 아저씨들. 여기 테디 베어의 엄마가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들 모두를 위해 우리가 특별한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제 어린 아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셨으니까요. 제가 울음을 터뜨리기 전에 이 무전을 마쳐야겠군요. 신께서 여러분과 함께 달리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댓글목록

췹님의 댓글

작성일

정재식님 정말 좋은 글입니다...<br />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br />
추운 오늘 정말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내용입니다...<br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br />
좋은 글을 읽고 아쉬워서 좋은 노래 소스하나 두고 갑니다<br />
음악하구 내용이 잘 어울리거 같아서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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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리님의 댓글

윤미리 작성일

눈물남다.ㅠ.ㅠ 넘좋은글~

죠비님의 댓글

죠비 작성일

저도 그 무전을 들었다면 그 집 앞에서, 그 트럭 운전사들을 함께 만났을 것 같네요~ ㅠ.ㅜ<br />
색다른 소재로 감동 받고 갑니다...jovy~^^

해표님의 댓글

해표 작성일

ㅉㅉㅉㅉㅉㅉㅉ 해표^&^

촌장님의 댓글

촌장 작성일

감동적이네요~~

모 모님의 댓글

모 모 작성일

저 또한 운전하는 사람으로써 이후 새로운 마음으로 제 직업에 충실할것입니다 저도 다른 사람을 도울수 있음을 알았기에......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바카스님의 댓글

바카스 작성일

감동 받았어요............ㅠㅠ<br />
<br />
반대로 오늘 여의도쪽에서 시비교신을 듣는중 전화 통화 하듯이 하시는분들도 있더군요......남이 듣고 있는줄도 모르고요.........이상한 말을 석어가면서요.......ㅠㅠ  <br />
<br />
좋은글 감사합니다..........<br />

하리^^*님의 댓글

하리^^* 작성일

감동 감동 감동 임니다<br />
우리가 자주사용하는 cb에 이런 가슴찌릿한 사연이있다니<br />
다시금 모빌에 자~알 안착되어있는 cb를 다시함더 보게<br />
합니다 <br />
위에분글처럼 문명기기의 잘못된사용은 남에게 욕먹지만<br />
이런 용도의 문명기기? 사용은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네여<br />

시라소니™님의 댓글

시라소니™ 작성일

^^ 우와아....<br />
정말 찐한 감동이....<br />
직업이 컴쟁이라 사무실에서 컴텨만 보고 사는데<br />
이렇게 감동이 전해 오는 글을 읽어보게 되었네요.<br />
카타르시스....<br />
님들께도 행운이 같이하기를...<br />

이상철님의 댓글

이상철 작성일

감사합니다^^이렇게 좋은글을 보게해주셔서....^^

문기선님의 댓글

문기선 작성일

너무도 감동적이고 심금을 울립니다ㅡㅡ;<br />
자꾸 눈물이나네여

한동희님의 댓글

한동희 작성일

요즘들어 넘 좋은글 <br />
눈물 나네요<br />
좋은하루 마무리 잘하세요<br />
잘 읽고 갑니다<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