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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기지=>>수입농산물밀수기지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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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영준 작성일02-12-01 02:29 조회1,1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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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많은 사람들이 최근 들어 미군의 범죄행위를 들어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을 주장하고 있지만, 주한미군이 실제로 우리 경제와 유통산업, 구체적으로 우리 농업에 미치고 있는 심각한 부작용을 정확하게 짚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듯 하다.



글쓴이는 지난 94년이래 농업 식품 유통분야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주한미군의 미국산 농축산물 유통의 문제점을 기억을 더듬어 알리고자 한다.



내가 주한미군 부대가 거대한 미국산 농수축산물 유통기지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게 된 것은 지난 94년.



당시 서울시내 재래시장을 둘러보던 나는 시장마다 쌓여있는 엄청난 물량의 크라프트(KRAFT) 치즈를 보고 무척 놀랐다.



그 때는 치즈완제품 수입이 통제되고 시절이었다. 나는 시장마다 수북이 쌓여있는 치즈를 보면서 도대체 미국산 치즈가 어떻게 시장으로 흘러나왔는지 의문스러웠다.



취재 결과, 시장 상인들은 미국산 치즈를 덩치 큰 중개상으로 부터 받아왔고,미국산 치즈 유통의 근원지가 미군 부대임을 알게 됐다. 더 큰 문제는 겉면에 표시된 유통기한을 훨씬 넘긴 이 치즈들이 아무런 제재없이 팔리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SOFA협정에 따라 미군부대로 들어가는 농수축산물은 검역조차 받지 않고 수입되고 있으며, 물량 확인조차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로 부터 일년쯤 지난 뒤 나는 서울 흑석동 소재 갈비집에 들렀다가 매우 흥미로운 얘기를 주인으로 부터 듣게 된다.



갈비집 주인은 "우리 집은 미군부대에서 가져온 LA갈비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갈비 맛이 남다르다"고 자랑했다.



그래서 나는 일주일이 지난 뒤 녹음기를 숨긴채 갈비집에 들러 미국산 LA갈비를 어디서 어떻게 들여 오는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주인의 말인 즉슨, 남대문 시장에 가면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LA갈비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포장을 찢어 한우갈비인 것 처럼 작업을 한다는 것이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미군부대 갈비는 지방이 허옇게 많이 달려 있어 유통업자들이 일일이 손질해서 유통시킨다고 귀띔했다.



나는 갈비집 주인에게 고향에 있는 부모님들께 맛보이려 한다면서 반드시 포장지에 담긴 갈비를 요구했고, 5만원 가량을 지불한 것으로 기억한다.



일주일쯤 지나서 갈비를 찾으러 가 보니 약속대로 주인은 갈비를 내게 건냈다. 놀라운 사실은 비닐에 소포장된 갈비는 이미 얇게 썰려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산 갈비는 수입될 당시 갈비덩이째 통으로 박스에 담겨 유통되는 것이 상례인데, 얇게 썰어 소포장한 갈비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나는 곧장 그 갈비를 들고 수입 쇠고기 전문 취급업자에게 보여 줬다. 수입 쇠고기 취급업자는 그 갈비를 보더니 대뜸 "이런 것은 처음 본다. 잘려진 갈비를 수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위법이다. 이것을 어디서 얻었느냐?"고 되물었다.



나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것을 기사화했으나 그리 큰 반향을 얻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내가 또 다시 미군부대의 미국산 농수축산물 밀반출 문제의 심각성을 접한 것은 그로부터 2년쯤 지난 97년.



나는 관세청을 통해 당시 치즈 쇠고기 뿐만아니라 녹용에다 캔맥주까지 미군부대에서 대량으로 유출시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설령 미군이 농수축산물을 들여와 암암리에 유통시키다 적발되더라도 우리 정부는 아무런 손을 쓸수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를 들었다.



그로부터 2년정도 지난 99년 9월 미군부대가 우리 농촌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나는 우리 관세청 무역통계가 한달 정도 늦게 발표된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미 농무부(USDA)의 對한국 농축산물 수출통계를 자주 들여다 보고, 관측기사를 작성하곤 했다.



그런데 9월초 나는 아주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미국산 쌀을 전혀 수입하고 않고, 태국산 중국산 쌀 약간을 최소시장 접근물량으로 들여와 가공용으로만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미 농무부 수출통계자료에는 미국이 한국으로 쌀을 대량 수출한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그때 미 농무부 수출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94년 5만4000달러어치 95년 2만4000달러어치 96년 378만3000달러어치 97년 544만3000달러어치 98년 672만9000달러어치의 자국산 쌀을 우리나라에 수출했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98년 1월~6월간 미국산 쌀 수입단가를 근거로 98년 미국산 쌀 수입량을 추정해보면 2만~3만톤에 달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소비량이 100kg에 이른다는 점을 볼 때 20만~30만명이 1년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미국은 특히 쌀(정미)뿐만 아니라 도정하지 않은 벼(Rice in the husk)를 97년과 98년 상반기에만 각각 525톤과 576톤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그 물량은 갈수록 늘어나 99년 상반기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2%많은 쌀 175만6333달러어치를 한국에 수출했다는 점이다.



반면 우리 관세청은 99년 상반기동안 미국산 쌀 5만7천달러어치(49톤)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98년 미국산 쌀 11만5천달러어치(106톤)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동안 미국 정부가 발표한 대한국 쌀 수출액이 한국 정부가 발표한 미국산 쌀 수입액보다 98년의 경우 59배, 99년 상반기의 경우 31배나 많은 셈이다.



미국산 쌀이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들어와 우리나라에서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우리 정부와 농협, 미대사관은 미국산 쌀 수출통계의 정체를 전혀 알지 못한듯 우왕좌왕하기에 급급했다.



당시 농림부측은 “공식적인 MMA물량으로는 미국산 쌀을 수입하지 않았다”며 항공사나 미군 부대 등 다른 경로를 통해서 수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외국인들을 위해 미국산 쌀을 쓰기는 하지만 연간 400~500톤에 불과하다”고 말했고,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미국산 쌀을 연간 200kg정도 밖에 쓰지 않는다”고 밝혀 항공사에서 쓰는 미국산 쌀로 양국간 무역통계의 차이를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관세청 관계자는 또한 “99년 7월 현재 미국산 쌀 수입액은 7만9000달러에 불과하다”며 “미국 정부의 쌀 수출통계로 봐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확실한 것 같지만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온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한 미국 대사관 농무과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확실한 것 같다”며 주한 미군부대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 “미국 정부가 북한 식량지원분을 대한국 수출실적으로 잘못 입력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나는 한국으로 수출된 미국산 쌀의 실체를 알아내기 위해 미국에 있는 미국의 법률회사(Law firm)인 아렌트폭스(ArentFox)사에서 일하고 있는 김진희 변호사의 도움을 얻기로 마음먹고 이메일을 통해서 질문을 했다.



미국 농무부(USDA)감사책임자, 농림부 통상부문(용역)변호사로 일했던 김 변호사는 "알아보겠다"고 답변을 해왔고, 며칠뒤 "당신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미 농무부 외국농업국(USDA FAS)은 주한 미군부대로 들어가는 쌀 및 우유량을 수출통계에 넣었다"며 "미국 정부는 통상 마찰 그리고 한국 농산물 시장의 추가개방을 고려해 앞으로 주한 미군부대로 들어가는 농축산물은 공식적인 수출통계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또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의 쌀 무역통계 차이는 미국 정부가 자국산 쌀 수출통계를 최대한 늘려 잡으려는 데에서 비롯됐다”며 “쌀 수출통계는 쌀 생산 및 수출정책과 관련을 맺고 있다"고 밝혀 미국 정부가 자국산 쌀 수급조절 차원에서 주한 미군부대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쌀을 보낸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98년 미 농무부 발표에 따르면 약 2만~3만톤의 미국산 쌀이 한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25kg정도라는 것을 고려할 때, 3만7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주한 미군의 연간 쌀 소비량은 925톤에 불과하다. 실제로 필요한 양보다 적게는 22배, 많게는 32배가량 많은 미국산 쌀이 주한 미군부대로 들어간 셈이다.



미군PX 면세품이 대량으로 흘러 나오는 과정에서 미군 수송차량까지 동원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군부대에서 가공용 쌀이 대량으로 쌀 가공공장으로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농림부 관세청 조달청 등 관계 당국은 당시 이런 사실에 대해 “MMA물량으로는 미국산이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미군부대로 들어가는 쌀은 어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변호사는 당시 미 농무부가 앞으로 자국산 쌀수출통계에서 주한 미군으로 보내진 쌀은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래서 인지 그 다음부터 미 농무부의 농축산물 무역통계에선 대한국 쌀 수출실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는 그나마 미국산 쌀이 얼마나 주한미군으로 향하는지 확인할 길도 사라져 버린 것이다.



다만 한가지, 지금도 엄청난 양의 쇠고기와 쌀이 미군부대를 통해 흘러 나오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쌀 공급과잉 문제가 우리 농촌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농민들은 2004년 쌀 시장개방 재협상을 문제삼으며 개방불가 입장을 외치고, 우리 정부는 국내 쌀 수급 통계를 참고삼아 대응 정책수립에 여념이 없다.



이런 소식을 접할때마다 미군부대는 답답한 내 가슴을 너무도 무겁게 짓누른다. 쌀 수입통계에 조차 잡히지 않는 엄청난 물량의 미국산 쌀이 미국산 농수축산물 대량유통기지인 미군부대를 통해서 풀리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 때문이다.



얼마나 수입되고 있는지, 얼마나 늘었는지 줄었는지 알 수 조차 없는... 그리고 알면서도 아무런 대꾸조차 할수 없는 일이 주한 미군부대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나는 독립언론으로 거듭난 경향신문관 관련한 기획보도를 TV를 통해서 접했다.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사회부 기자가 뭔가를 집요하게 쫓고 있었는데 다름 아닌 출처를 알 수 없는 쌀의 부정유통에 관한 제보를 받고 탐문취재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99년 전화를 걸어온 관세청 관계자의 목소리가 TV화면과 함께 스쳐 지나갔다. "혹시 미군부대 쌀의 부정 유통현장을 목격했는지요? 정확한 물량을 알 수 있는지요?"



나는 대답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미국 USDA 수출통계 자료, 그리고 미국 현지 한국인 변호사의 답변자료 뿐입니다."



참으로 답답한 대화였다. 주한 미군의 쌀 부정유통... 아무도 그 실체를 정확하게 벗겨내지 못했다.



농민들은 쌀 시장 개방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상당량의 미국산 쌀이 소리없이 풀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뭔가 빠져있는 듯한 쌀 수급통계를 근거로 쌀 정책을 만들수 밖에 없는 갑갑한 상황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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