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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평군 유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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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 작성일00-12-19 07:39 조회9,4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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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과 가평에 걸쳐 있는 유명산은 패러글라이딩 클럽의 활공장으로도 유명하고, 정상의 활공장으로 오르는 오프로드는 각 중부권 오프로드 동호회의 단골코스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비라도 내린다면 노련한 오프로더들도 결코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아니며 실지로 가끔 비온후면 그곳에서 고랭지 밭농사를 하는 농부들이 트랙터로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날씨는 흐렸지만 "유명산 정도야..."생각하고 오랜만에 노멀 갤로퍼로 유명산을 향했다.
1s.jpg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6번국도를 달리다가 양평시내쪽으로 좌회전을 하고 설악,청평방면으로 37번국도를 옮겨 타고 4Km가량가다가 다시 사나사, 청소년수련원 방향으로 우회전하니 어느새 이길도 아스팔트 포장이 말끔히 되어있다.

2s.jpg용천마을을 지나 좌우로 하나,둘 자리잡은 화려한 카페들의 유혹을 뒤로하고 굽이굽이 오르막을 오르는데, 날씨가 흐린탓인지 어젯밤 비가 뿌려서인지 휴일이면 활공장으로 향하는 패러글라이딩 클럽의 승합차나, 짚차가 보일법도 한데 홀로 유명산을 향하고 있다.
275/60 시리즈의 광폭 타이어를 장착하고 일체의 구난 장비도 없는 상태에서 내심 "오를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생기지만 옆길로 새지만 않으면 정상아래 급경사 까지는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액셀 페달에 힘을 준다.

3s.jpg여러 굽이 오르막을 올라 갤로퍼의 고도계가 약700m를 가리키자 길이 평탄해지면서 두갈래로 나뉘어진다.
여기서 우리는 좌회전하여 유명산의 정상으로 향하지만, 직진해서 4Km여 진행하면 폐교된 옥천초등학교 갈현분교장이 나오고 갈현분교에서 좌회전하면 이미 포장된 어비계곡길이고, 우회전하면 용문산으로 향하는 오프로드를 만나지만 용문산 오프로드는 매우 악로이다.

4s.jpg이 갈림길에서 정상의 활공장까지는 약 4Km이다. 오른편으로 낭떠러지를 끼고난 숲길은 교행하기가 힘들어 혹시 마주올 대향차를 조심하며 천천히 진행하지만 경사도 없고 길 양편으로 제법 나무들이 자라있어 위험하진 않다. 꿈결처럼 하얀 구름이 흐르고 간간이 다람쥐나 까투리가 길을 막아섰다간 도망가고 천상과 천하의 구분이 모호해질 즈음 앞서가는 4륜구동 트럭 세렉스가 현실감을 돌이켜준다.

6s.jpg마음씨 좋은 농부는 이내 길 옆으로 진행을 양보해주고 조금 앞서가다보니 왼편으로 배추밭에 자란 한그루 소나무 아래로 길이 나 있어 사진 한 장 찍을 요량으로 살짝 진행을 해보는데.., "아뿔사" 광폭타이어는 거뭇한 진흙을 둘둘 말아 붙여 더 이상 내려가면 돌아나오기가 힘들 것 같아 바로 후진을 시도 하지만 역시 헛바퀴만 돌리고 만다.
뒤따라 오던 세렉스에서 내린 아저씨께서 "며칠전 무쏘가 이리 들어왔다가 나오지 못해서 트랙터로 배추밭을 뭉개고 길을 내어서 끌어냈는데 배추값을 포함해 300만원을 물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곤 세렉스로 끌어주신다면 자세를 잡으시는데, 일단 더 뒤로 물러서 H2단기어로 출발하여 끝까지 탄력을 받아 다행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유명산은 800고지를 넘어서면 민둥산이 되면서 길양쪽으로 고랭지 무우나 배추밭이 조성되어 있고 여러 갈래로 난 길 중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만 잘 다져져서 그나마 비가와도 진행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밭농사를 위한 농기계가 출입하는 길로 잘못 들어갔다간 낭패를 당하기 쉽다.
7s.jpg필자도 단독으로 우중에 머드타이어와 윈치만 믿고 길을 확인하겠다며 "하늘관광농원"이라는 현수막이 걸린 길로 진입해 본적이 있었는데, 한번 구르면 양평시내까지 굴러갈 것같은 급한 왼쪽사면으로 차가 자꾸 미끄러지는 아찔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
자칫 "하늘관광농원"방면으로는 진행할 수도 있으나 지금은 출입금지 장애물이 드리워져 있으니 급하게 우회전하여 계속해서 정상의 활공장쪽으로만 진행을 해야한다.
10s.jpg이젠 시원한 구름위의 산책을 만끽하며 얌전히 진행하다가 배추밭에 거름을 먹이는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하기에 미안하고 겸연쩍은 마음에 서둘러 지나쳤다.
곧 정상을 향한 마지막 급경사로에 다다르고 기어를 L2단에 셋팅하고 밑에서부터 탄력을 붙여 출발해 보지만.. 20도를 넘는 물먹은 경사길은 노멀 타이어를 결국 허락하지 않았다.

9s.jpg할 수 없이 경사길 조금아래 오른쪽으로 난 우회로를 택하고 조금 진행하니 역시 노멀 "무쏘"가 진행중인데 이런 날씨에 패러글리이딩을 하러왔단다. 정상 활공장에서 그들이 "패러"를 뛰우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구경하고 우린 조금 더 진행하여 한 잡지사에서 "폭풍의 언덕"이라 명한 구릉에서 속 깊은곳에 가라앉아 있는 속박의 무거운 숨을 내뱉고 대신 "구름위의 자유"를 함박 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속세로의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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