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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산 봄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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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 작성일00-12-31 07:39 조회8,1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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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주 가끔은 일상생활에서의 모든 속절을 훌훌 벗어던지고
어딘지 모를 곳일지라도 마음 편할 곳이 있다면, 그냥 그 곳을 찾아 정처없이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우리네 오프로더들에게는 마치 귀소 본능처럼, 속세를 벗어나 자연 그 어딘가에 파묻혀 지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 일듯.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은 어디까지나 마음 일뿐,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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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근거를 두고 생활을 하는 오프로더들에게는, 주말이나 공휴일을 이용해 인근 경기,강원지역부근에 간간히 알려져 있는 오프로드를 찾아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 그나마의 위안일 듯. 그런 곳 중에서도 우리 오프로더들을 가장 친숙하게, 또 안심하고 즐길 수 있게 우리 오프로더들을 맞이하여 주는 곳은, 바로 명지산이 아닌 가 싶다. 굳이 멀리 떠나야 하는 일정의 노력이 필요없이 일상을 박차고 언제 어느 시간이든지 달려가 심란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곳. 또는 마음 맞는 이들이 가족들과 동반하여 튜닝의 정도와 상관없이 함께 편하게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는 곳. 그 찾음의 횟수가 잦더라도 그리 식상하지 않고 오히려 친숙해지는 곳.
명지산!


4월 9일 아침 일곱시경,
그런 명지산 코스의 매력을 만끽해보고자 전날 부천에서부터 출발을 하여 포천에서 일박을 한 후, 새벽 일찍이 이곳 일동면제청동 입구에 모여든 팀이 있다.
얼마전 "부천4X4"에서 새롭게 팀명을 개명한 "부천 짚 매니아클럽"의 회원들이 바로 그들. 팀원의 구성이 주로 중년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험로를 추구하기보다는 팀원간의 화합과 봉사, 그리고 가족들간의 교류를 주 목적으로 두고 오프로드를 통하여 자연을 함께 하는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이 클럽이 추구하는 가장 큰 취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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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지산행 역시 팀원과 가족간의 화합이 그 목적인 듯.
제청동초입에서 간단히 대열을 정비하고 곧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일정을 마치고 귀가할 시간을 생각한다면 이 시간의 산행이 절대로 이르지 않다. 이미 명지산이 구면인 "김영환씨(56세 클럽 고문, 뉴 코란도)를 선두로 모두 다섯대의 차량이 이른 시간의 시원스런 공기를 가르며 명지산 자락을 더듬어 오른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산길 주위에 군데군데 피어오르고 있는
개나리를 보니 계절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알려주는 것은 바로 자연이 아닐 까 싶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얀 색의 고운 옷을 입고 있던 이곳 명지산이, 이제는 청록색의 화려한 옷으로 새롭게 갈아입기 위해 그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한 경치가 마치 가을의 끝 자락을 보는 듯 한 착각을 준다. 이런 모습들을 놓칠 수가 없어 "부천 짚 매니아 클럽" 회원들은 중간중간 잠시 차를 세우고는 사진작가가 현직인 이용원씨(구형 코란도)의 주도로 기념사진에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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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하지 않게, 그렇다고 또 너무 더디지 않게, 이곳 명지산에서의 또 다른 봄의 정취를 맛보며 여유스럽게 진행을 하니 어느덧 오뚜기령(해발 800여 미터 정도)정상에 다다른다. 이전부터 이곳을 오를 때면 항상 익숙하고 정겹게 시야에 들어오던 산새의 절경이, 오늘따라 그 경치가 매우 차갑게 느껴진다. 무엇 때문일까, 요즘 들어 사람들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산불로 인해 우리 일행을 경계하는 뜻인가?


정상 헬기장에서 모두들 기념촬영을 하며 계절의 따사로운 햇살을 잠시 즐기고 있을 즈음, 전혀 예상도 못했던 색다른 팀을 만난다. 길다란 고개를 높이 쳐들고 갈기를 휘날리며 당당히 다가오는 그들은 바로 승마 팀. 대 여섯 필 정도의 말을 나누어 타고 온 그들 역시 이곳 명지산 자락과 오뚜기령 정상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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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보니 어느새 "부천 짚 매니아 클럽"회원들을 위해 승마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친목을 다진다. 같이 동행했던 사이트 운영자와 필자 역시 혹시나 말을 타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볼까 내심 기대를 해보지만, 이미 우리의 덩치를 보고 기겁을 한 말들이, 슬금슬금 우리들 속셈(?)을 눈치채고 뒷걸음을 친다. 평소에 본인의 덩치 때문에 나의 모빌이 힘을 못쓰는 것도 서러워 했음에 말까지 도망을 가니 더욱 서럽다. 만약 나의 모빌도 생명이 있고 사고력이 있다면 그 놈도 야반도주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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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었지만, 이곳 정상에서의 말을 타보는 색다른 경험을 마치고 승마 팀과 아쉬운 인사를 나눈 후 다시 적목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겨울 전에 군인들에 의해 길이 많이 복구되어 순정 차량들도 넘을 수 있게 되었다지만, 이곳
적목리 방향 돌길은 결코 마음 놓을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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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이벤트 코스가 즐비하니 모두들 긴장하시고 조심하셔야 합니다!"
명지산 등정에 경험이 있는 이영래씨(36세 클럽 회장, 뉴 코란도)가 이곳이 초행인 회원들을 위해 CB로 계속 주의를 주며 코스에 대해 설명을 한다. 순정 무쏘를 몰고 참가한 박태근씨와 엄영섭씨가 약간은 걱정이 되었으나 예상외로 무사히 모든 코스를 통과하여 다른 회원들과 가족들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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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코스를 완주하고 보니 시간은 열 두 시경, 아침 일곱시를 조금 넘겨 출발한 일행은 모든 코스를 가족들과 같이 안전하게 넘은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해하며 오늘의 유익하고 새로웠던 경험의 일정을 모두 마친다.rider@offroad.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