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동호회

캠핑·레저 여행기

경기도 가평군 북면 명지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다 작성일01-04-18 07:39 조회4,751회 댓글0건

본문

명지산에서 어느 여름날의 사건들



★ 8월1일 태리를 비롯한 일련의 오프로더들이 폭우속에서 명지산 첫 개울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섭게 흘러가는 물쌀을 보며 태리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 음 그래 비 그치면 볼만 하겠군. "
이날 태리는 웜기어 브라켓 파손으로 시속 40m의 속도로 방이동 까지 간신히 갔다.



★ 8월5일 라이더가 그 소식을 듣고는 비가 그치자 마자 그 맛있는 명지산을 혼자 먹기 위하여 단독 등정하였다가 4번째 개울에서 조난(쌤통!) 당하여 목요모임에 참가 했던 인원이 대거 구난팀에 참여. 성공적인 구난을 마친후 몇개의 개울을 더 진행하다가 시간상 후퇴! 그리고.......





8월7일
001호를 가지고 출근하여 피같은 1만원을 주차비로 지불하고 퇴근을 서둘렀다. 잠시 후 12시 방이동.
이미 갈데로 맛이간 드레곤님과 태리는 명지산 공략에 필요한 작전으로 여념이 없다. 벌써 반쯤 눈이 풀린 드레곤님은 본정신을 잃은지 오래.
옆에서 지켜보던 드레곤 형수님 왈! "어제 밤부터 안절 부절 못하고 10시 출근하던 사람이 오늘은 새벽부터 난리예요."
이미 포기한 형수님은 자꾸 말렸다가는 사람 이상하게 될까봐 더이상 말리지를 못하고, 제발 성공하고 오기만 하라고 당부를 하신다.
이렇게 일단 드레곤,태리,유포리아는 명지계곡으로 향한다. ( 드레곤님은 계속 눈이 풀린채로...)



첫개울 바로 전 굴바위 민박집 아저씨가 우리를 쳐다 본다.
" 저 인간들 또 왔군. 그래 많이많이 와서 도로 복구좀 해라" 는 눈초리가 역력.
" 그래! 우리도 오늘 은 당당한 수해복구 봉사다 "
역시나 못 넘는다는 민박집 아저씨의 말을 뒤로하고, 야간오프에 대비한 불품을 장만후 바로 출발.



드레곤 : 코란도숏바디 89년식, WARN XD9000I 윈치, 셔클튜닝, 31*10.5 MT, 후륜 록커. 에어콘 있으나 무용지물. 자기가 카센터 사장이면서도 자기차 에어콘은 못고침.



태리 : 코란도 9인승 92년식, 램지 REP8000 윈치, Spring-over 31*10.5 MT, 전/후륜 록커. 막 에어콘을 고치고 출발하여 추워서 벌벌 떨며 감.(킬킬킬..)



유포리아 : 뉴코란도 2900CC, 31*10.5 MT (각오는 단단히 하였나 보다. 얼굴에 결의가 보인다)



힘차게 첫개울을 통과 하니, 바로 험로가 기다리는데, 앞에 웃통을 벗어제낀 덩치가 하나있고 코란도가 있다.
바다다다..(말더듬이 아님! 이 사람 불를때는 잘못하면 말더듬이로 오해 받음)

바다 : 코란도 오프 91년식, WARN REP6000윈치( 무늬만..), 33*12.5 MT, 전/후륜 록커



이 험로 부터 유포리아는 조금 얼굴색이 변하지만 늠름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 함께 가는데 어딘들 못가랴... 2차 개울은 쉽게 통과 하고 3번째 개울까지 통과!
10_1.jpg4번째 개울은 전방에 큰 바위가 길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 물은 상당히 맑아서 눈으로 보기에는 얕아 보이지만 최소 깊이가 40cm 이상은 된다. 일단 바다가 이리저리 포인트를 잡더니 몇번 버벅 거리며 지나간다.
2호 태리는 바다의 길을 잘 본후 같은 코스로 지나가고,
3호 유포리아는 3번 시도를 하였지만 낮은 지상고로 진행이 불가함을 느끼며 차를 옆으로 뺀다.
4호 드레곤! 나그네가 간 길을 몇번식 외우며, "햐! 공력도 중요하지" 하며 같은 코스로 밟지만 무심하게도 배가 걸려 버린다. 윈칭을 했는지 돌을 놓았는지, 확실치 않지만 어쨋든 나왔다.



11_1.jpg5번째 개울은 희안한 모양이다. 뒤에서 숏바디의 엔진 오일통이 보일 정도로 급한 경사로 콕 쳐박히면서 앞범퍼 깨지는 소리좀 듣고는 다시 탈출 하면서 뒷범퍼 깨지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모두들 희열을 느끼며 괴성을 지르며 통과. 여기서 부터 6번째 까지는 그냥 바윗돌이다. 잔돌들은 모두 휩쓸려 버리고 큰돌들만 남아서 진행을 막는다. 앞서가던 바다는 몇번씩을 내리며 길을 확인하고 진행한다. 이미 다음의 팀을 위하여 돌쌓기를 최소화 하자고 다짐을 한터이라 그냥 코스만 지도 하는 선에서 통과를 한다. ( 그래도 돌 쌓는 분이 계시다. 드레곤님!. 이 분은 돌만 보면 못 들어서 안달 이다. 돌 쌓지 마욧! )



무난한 6번째 개울을 통과후.
어~~~ 바퀴가 핸들이 좌로 꺽이질 않고 핸들만 돌아가는 태리.
비상! 비상!
Pitman Arm에 연결된 볼조인트의 외부가 깨져서 각을 못잡아 준다. 요 며칠새 계속 조향이 불량이다. 임시로 타이로드의 볼조인트를 연결하고, 간단한 식사를 한후 다시



출발. 7번째 개울은 무난 하다.
7번째 개울을 통과후 또다시 돌길이 진행을 더디게 한다. 이 돌길은 계곡의 물줄기가 이곳으로 바뀌면서 생긴 돌길이다. 따라서 큰 바위와 깊이 패인 도로가 포인트를 찾기가 힘들다. 앞에서 1인이 코스지도를 하고, 양옆에서 차 바닥을 확인하며 어렵사리 8번째 개을 앞까지 진행 한다.



이제 마의 8번째 개울.
비교적 순탄한 개울인데, 이 개울을 건너자 마자 또 핸들링이 안된다.
이런이런. 이번엔 Pitman Arm이 아예 부러 졌다. 세상에....
이때가 밤 9시.
급히 회의를 하여, 일단 목동까지 나가서 용접을 하기로 하고는 유포리아와 둘이 유포리아 차 있는 곳 까지 걸어 내려 간다. 전화위복이라더니 유포리아 차를 대놓고 온것이 다행이다.
한참을 내려 오는데 후발 팀인 라이더와 온달이 온산을 흔들며 올라 오고 있다.



라이더 : 코란도 패밀리, Warn XD9000I 윈치. 셔클 튜닝
온달 : 코란도 숏바디, 셔클 튜닝, 31*10.5 MT



유포리아와 고생을 하며 30분을 걸어 내려오니 둘다 땀이 흠뻑 젖는다. 목동에서 용접을 하여 다시 걸어 올라가다가 시간상 회차 하는 바다를 보낸다. ( 마누라 보다 얘가 무섭지? 요것아 !)
집결지에 도착하여 라면파티로 속을 채우고 조향을 살린후 작전 회의.
이날 라이더는 정상정복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
그는 명지산에서 처음 오프를 접했고, 그만큼 사연이 많은 곳이 이곳이다.
또 그의 말에는 평소와는 달리 강한 의사 표시를 하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각오가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나는 용접한 Pitman Arm으로 정상정복이 어려우며, 또 정상을 정복 하더라도 이동 쪽으로 내려 가는 길이 파악이 안되므로 불가능 함을 피력하고,, 한참의 회의후 올라가다 다시 부러지면 두고 오자는 마음으로 정상을 정복 하기로 하고, 8번째 개울을 건넌다.



8번째 개울을 지나자 마자 약 30M 가량 길은 험해 진다. 먼저 드레곤과 나그네가 올라가고, 다음 라이더가 친다.
오! 맙소사! 전륜 허브가 작동이 안된다.
이런 곳에서 전륜 허브가 안되다니. 더구나 더블위시본의 허브는 수리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잠시 회의를 하지만 현재로서는 수리가 어렵다는 판단과, 부품조달후 산중 수리도 여의치 않음을 인식하고, 견인하여 회차 하기로 한다.



그러나 올라오던 길을 생각 하면 내려 갈일이 너무도... 단 1M도 못 움직이는 코패를 후미에 있던 나의 차로 이리빼고 전방의 차로 이리빼며 간신히 돌려 놓으니, 이번엔 나의 차에 약하게 붙어 있던 Ptman Arm이 다시 부러진다.
이번엔 대책이 없다 두고 갈수 밖에..



이래서 태리의 오프로딩 최초로 차를 산에 두고 내려오는 사태 발생. 곧 태풍이 몰려 온다는 뉴스를 듣고 있었고, 차를 세워 둔곳이 바로 물길이 되어 있는 곳이라 망설여 진다. 다시 회의끝에 일단 민박집까지 내려 간후, 다른 차의 부품을 빼다가 내차에 끼우고 안전지대 까지 대피 시키기로 결론을 내리고 하산. 주섬주섬 귀중품을 챙기고 돌아가는 걸음이 가볍지는 않다. 아마 차를 산에 두고 내려온 다른 모든이들의 마음이 이러했으리라.



온달의 차에 견인줄을 묶었다. 견인이 쉽지는 않다. 사륜상태에서 혼자도 힘든 길이다. 더구나 견인고리가 오픈식이라 자꾸 풀린다.
( ☞ 오프를 뛰시는 분들 부탁 드립니다. 견인을 위하여 폐쇄형의 견인고리를 앞뒤로 반드시 장착 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순정 코란도는 앞에 견인고리 조차 없습니다. 이때 셔클등에 견인을 하게 되면 셔클에도 무리가 옵니다. )
옆에 핸디를 들고 태리와 유포리아가 걸어가며 포인트를 잡아 주고, 다시 견인고리를 걸지만 결코 쉽지가 않다.



라이더가 조금 이상 하다. 처음에는 곱게 이륜상태로 견인 당하더니, 갑자기 이륜상태로 무섭게 속도를 붙여 탄력 운전을 시작한다.
무언가 결심이 느껴지며, 이전에 들었던 말들이 조금은 그마음을 알게 한다. 말리고 싶지만 그의 의지가 말을 막는다. 그의 마음을 조금은 알것 같다.



차에 튜닝을 하고 돈을 들이는 것은 무엇인가?
1차는 잘 가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가고 싶은 곳은 다 가보고 싶다.
2차는 차의 손상을 방지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말에 모순은 있다. 튜닝이 되면 될수록 찾는 곳은 더욱 험해지기 마련이니 결국 순환의 고리에서 벗어 나기는 힘들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좀더 나은 것을 위한 도전정신이야말로 인류의 오늘이 있게한 원동력이 아니던가?



모든이들이 그러할 필요는 없다. 허나 시대에 따라 앞서나가면 온갖 착오를 거친 이들은 항상 있어 왔다. 온몸으로 번개를 맞으며 실험한 벨(맞나? 기억이..)이 있었고, 자기가족에서 몸에 직접 우두를 실험한 지석영이 있었다...
그당시는 그들을 미쳤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들의 몸보시를 먹고 산다,.
말이 너무 거창해 졌다. 다시 얘기를 시작해야지.



하지만 지금은 후회 한다. 그때 말렸어야 할 것을... 자꾸 떨어지는 견인고리를 윈치다이에 걸었더니 윈치 다이가 떨어져 대롱 거린다. 바윗길을 이륜으로 치다가 보디가 찌그러 진다.
마지막 개울을 치다가 윈치가 떨어지면서 윈치 전선이 합선되어 차의 각부분이 불꽂이 튄다.



8월8일 아침 5시30분.
마지막 민박집에 내려오니 코패는 이미 코패가 아니다. 깨진 뒷유리. 완전히 떨어진 윈치 다이, 앞뒤 모두 떨어지고 개진 방향등 어셈블리. 휘고 찌그러진 보디들. 그리고 커피를 마시며 기억나는 모습. 수염을 채 깍지 못해 털복숭이의 얼굴에 누직헤 보이는 몸매에 통나무 다리로 앉아서는 눈을 내리깔고 하던 너의 소리.
" 죄송 합니다! 형님들! "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소리다!! 차라리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말이 더욱 어울린다.



시간상 내차는 그냥 그자리에 두고 귀경길을 서둘렀다



8월9일 월요일.
밤을 새운후 자는 낮잠은 숙면이 어렵다. 그렇게 일요일을 비몽사몽으로 지내고 산에 두고온 차 생각에 다시 밤을 뒤척이고, 월요일이 밝았다.
가야지! 나를 기다리는 애마를 가지러.
다시팀을 급조하고 드레곤님의 구난번개로 오후 2시에 방이동에 모인 인원은 바다와 용감이, 그리고 눈에 불이 붙은 드레곤님!
이렇게 서둘러 진입을 하니 시간은 저번과 똑같은 오후 5시.



5_1.jpg이번엔 저번의 공사 덕으로 쉽게 회차 지점까지 진행후 수리를 완료 하고 의욕을 불태 운다. 이때 우당탕탕 과 크략숀을 울리며 지원사격을 나온 뜨레님 과 반갑게 조우.



1_1.jpg9번째 개울을 건너니 명지산 최대의 험로가 기다린다. 물길이 바뀌어 계곡으로 변하고 있다. 물은 계곡 만큼이나 흘러 내린다. 그리고 포인트를 잡기 어려운 바윗돌들이 위협을 한다.
코란도 오픈 운전석에서 벌떡 일어나 앞길을 보며 소리 치는 바다!
" 야! 길 직인다!!! " 그러나 잠시후 측면 경사에 걸리며, " 어~~~ 뒤집어지...."
태리. 버벅거리며 통과. 드레곤 하이리프트를 쓰며 통과. 뜨레. 어느정도 속도를 붙이고 돌을 괴고 통과.



2_1.jpg



3_1.jpg



4_1.jpg





이렇게 명지산은 마지막 험로를 유린당하며 우리는 다시 오뚜기령에 올라 섰다. 바다, 드레곤, 태리는 3번의 도전.
하산길은 몇번의 위험한 크레바스를 통과하며 뒷다리가 들리는 뜨레님의 묘기를 보며 이동에 닿는다. 많이 틀려진 토인을 야전에서 쇠톱으로 손보고는 모두들 명지산을 뒤로 하고 서울로 달린다.



그러나 모르리라.
" 네놈들 내년에 보자 " 하며 뒤에서 명지산 산신령이 씩 웃으며 쳐다 보는 모습을.. 그 산신령 옆에는 소복입고, " 같이가요~~~ " 를 외치는 귀신도 있었다. ( 흐~~ 무서버라 명지산 귀신 )



생업도 미루면서 야전에서 정비에 힘써 주신 드레곤님!
지원사격을 하여 주신 뜨레님!
내일처럼 덤벼 준 바다님!
오프에서 하도 오랜만이라 같이 있기만 해도 반가웠던 용감이님! 왕복 1시간의 야간 산길을 함께 해준 유포리아님!
차분하게 상황을 판단 하는 나그네님!
있는 듯 없는 듯. 힘이 되는 온달님!
누구보다 피해가 컸던 라이더님! ( 너하곤 쐬주 한잔 해야지)
여러날 동안 명지산 공략에 수고 하였던 그외의 여러분들.
모두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어느 여름 명지산에서 있었던, 한 여름의 며칠간의 아름다은 추억을 하나 더 가슴에 간직 합니다. 아마 이 추억도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 것 입니다.



[ 태 리 ] ### 아! 오프로드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