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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군 용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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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 작성일01-04-26 07:39 조회4,7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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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마지막 가을, 4Wings (PC 통신 하이텔의 4WD클럽)의 소모임 "아오지("아~~오지"에서 파생)" 팀을 따라 강원도 용화산의 오프로드를 찾아 나섰다.



해가 저문 오후 8시30분 4Wings의 매주 목요일 모임이 있는 국회의사당 뒷편 여의도 강변 주차장에 각양각색의 지프형 차량들이 나름대로의 개성과 짚만의 야성을 뽐내며 어울려 있다.



그 중 어떤 오지라도 도전해 볼 만한 차림새의 짚들로 구성된 「아오지」팀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강원도의 용화산 코스를 개발하기 위하여 출정한다고 한다.
출정에 앞서 간단한 상견례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 역시 차량 튜닝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식견이고 그 내용이 사뭇 전문가로서의 깊이가 느껴진다.



이번 탐사에 출정하는 4Wings 모빌은 모두11대.
Dsc00014.jpg먼저 출발한 4Wings를 좇아 부랴 부랴 준비하고 출발하여 안개 자욱한 경춘 국도를 3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민박집엔 도란 도란 이야기 꽃이 피고 있으리라는 기자의 생각과는 달리 몇대의 모빌만이 주차장에 세워져 있어 약속장소가 맞음을 일러줄 뿐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그분들... 그새를 못참고 두 대의 모빌에 분승하여 답사를 떠난 것이었다.
그리곤 복귀한 시간이 새벽 3시였던가...그시각에도 정겨운 대화의 기회를 지나치지 않았다.



토냐홍일점으로 참가한 4Wings의 총무, [토냐]님은 막강 "아오지"팀의 정예멤버 라고 하며, "군기 반장"이라는 소문대로 거친 오프로더들을 휘어 잡고 있었는데, 제대로 군기가 잡힌 듯, 팀원들은 그 비결이 "미인계"라고 입을 모은다.
때마침(?) 정전이 되어 촛불을 밝히며 얘기꽃이 한창 피어나고 야심한 늦가을밤의 분위기가 깊어 이젠 새벽을 밝힐 즈음, 기자는 자리에서 빠져 나왔지만 일상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들은 "수면"이라는 굴레도 함께 벗어 버린 듯 했다.



Dsc00019_1.jpg오전 8시, [코만도]님의 기습적인 기상 캐롤빵빠레와 함께 탐사팀은 익숙한 몸동작으로 각자의 차량을 점검하고 대열을 맞춘다.
주유까지 마치고, 길이 1Km에 달하는 육중한 모빌들의 긴 행렬은 30여분 동안 허트러짐없이 달려 용화산의 깊은 자락으로 숨어 들어 있는 오프로드 초입에 도착하였다.
이미 답사를 통해 확보한 넓직한 터에 정렬하여 각자의 마음을 가다듬고 차량의 튜닝상태, 보유장비, 드라이버의 의견을 종합하여 순서를 정한다..



Dsc00004_1.jpg드디어 출발!
늦가을의 청명한 산내음을 가르며 천천히 400여미터를 올랐을까?
약 2.5미터 깊이, 그리고 30여 미터 길이의 계곡이 되다시피한 구간을 만났다.
역시...모두들 한껏 장난기 어린 즐거운 표정으로 장갑과 지렛대를 들고 차에서 내리고 있다.



Dsc00018_1.jpg 약 1시간여의 공사...15여명의 노력끝에 드디어 진입시작을 시작한다.
선두의 [빨강매]님이 시도, 사면에서 전복되지 않으려면 좁은 진입로에 들어서면서 차의 진행방향을 90도 가량 바꿔야 하고 2.5미터 높이의 급경사로에서 내려서면서 역시 90도로 진행방향을 바꿔야 한다.




천천히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순간, 뒷바퀴가 허공으로 치솟으며 전복의 위기를 맞는다. 순간, 옆에서 지켜보던 동료들이 재빨리 차의 후미에 올라타고 매달리고..
그 상태로 간신히 극한 경사에서 내려 설 수 있었다.
이젠 바위를 타고 넘는다.
차의 타이어가 헛돌아 타면서 흰 연기가 피어 오르기도 하고 잔돌이 날아 오르기도 하는 다소 위험에 보이는 순간에도, 모두들 돌을 괴고, 나르며 땀을 흘리고 있다.
뜨거운 땀방울, 거친 호흡, 모두가 혼연일체되는 순간..그것이 팀의 강한 자부심과 결속력을 갖게 해주는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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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0040_1.jpg험로에선, 선두에 선 사람은 배짱이 있어야 하고, 뒤로 갈수록 힘쓰는 사람들이 필요할 것 같다.
선두가 핸들을 잡고선 "내가 저 길을 갈 수 있을까?, 혹, 전복되진 않을까?"하고 두려움과 싸우고 있을 동안 후미차들의 운전자들은 선두의 안전한 진로를 확보하기 위해 바위나 돌, 흙과의 치열한 힘싸움을 벌려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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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가재]님의 모빌을 끝으로 첫번째 악로를 모두 무사히 통과하고 다시 300여 미터를 전진하니 두번째 난관이 버티고 있다. 이미 시간은 점심시간을 지나고 있다.



Dsc00013_1.jpg다시 큰 공사가 필요해 보인다. 길이 유실되면서 개울을 가로지르는 시멘트 다리가 그들을 막고 있었다..높이 약 1.5미터정도의 다리위로 올라 서려면 사다리를 걸치던지 돌을 쌓아 90도의 진입각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러나 쌓기 위한 적당한 바위가 없다...
점심을 준비하며 의견을 나누는 동안 [송골매]님,[깜장매]님, [깜장곰]님은 위쪽 상황의 답사를 다녀 왔으며 결국 정상부근에서 길이 완전히 유실되어 종주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Dsc00028_1.jpg아쉽지만 단호히 회차를 시작하고 한번 지났던 길이라 쉽게 돌아 가리라는 바램과는 달리 [코만도]님의 뉴코란도에 전륜 허브의 이상이 생겨 사륜이 작동하지 않고, [송골매]님의 구형 코란도는 큰 바위를 타고 넘어려다 조향 계통에 문제가 발생했다.
다행히 [코만도]님의 차는 밀고 당기며 방향을 바꾸어 2륜상태로 하산이 가능하였으나, [송골매]님의 차는 조향이 안되니 자력으로 하산이 불가능 하였다.



Dsc00033_1.jpg그러나 오프로더들의 기지와 동료애, 경험 앞에선 불가능이 없었다. 운전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멋대로 움직이는 앞바퀴를 쇠지렛대와 돌들을 이용하여 조향하며 제일 어려운 구간을 통과 하는데 2시간 가까이나 소진되었지만
그후론 앞차의 범퍼에 의지하여 하산을 완료 할 수 있었다.



천신 만고 끝에 도착한 민박집의 밝은 불빛아래에 선 회원들의 얼굴은 힘들었던 상황을 이야기 하듯 발갛게 달아 올라 있었다.
하지만 열이 올라 붉게 단 얼굴에도 아침에 보였던 장난기 어린 눈빛이 가시지 않았다.
피곤에 지친 기자는 작별인사를 드려야 했지만, 그들은 다시 오프로드를 찾아 나섰다고 한다. ☆






 



☞사진모음





깜장매



깜장매



깜장매



일지매



가재



머드보이



머드보이



일지매



코만도



송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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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장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