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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탄에서 문산리까지 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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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 작성일01-11-24 07:39 조회8,9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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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보는 길이었다. 요즘 같은 갈수기에 혹시 모르지 않을까 해서

였다. 건너갈 수 있다면 잘된 일이고 물이 깊어 곤란하다면 조금은

섭섭하겠지만 미련없이 돌아설 참이었다.



dong_22z.jpg미탄면을 지나 42번 국도 정선 방향으로 진행을 하다 문회마을쪽으로

길을 접어든다. 한탄, 기화리 입구를 지나 영월 천혜의 비경이라 일컫는

동강변을 따라 문산리를 거쳐 어라연으로 나가는 코스를 가보기 위해서이다.



건널까?

못 건널까? 하는 것은 진행해보고자 하는 코스의 시작 점인 기화리 끝

지점에서 동강변 우측을 끼고 문산리로 향하는 길쪽으로 동강과 만나는

자그마한 개울줄기인 창리천 초입을 얘기하는 것인데, 과연 그 곳을 렉스턴으로

건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필자는 골이 아픈 지경이었다. 그런데 사실 생각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가서 직접 확인을 하고 그에 따라 판단하면 될일인

것을.



42번 국도를

벗어난지 약 20 여분만에 드디어 문제의 도강 장소인 진탄 나루터 맞은

편, 동강과 만나는 창리천 초입에 도착을 했다.



"어? 전에도 그랬던가?"

막상 도착한 그 곳은 개울 건너편 민가가 있었고 그 민가와 연결되는

지점에 차량이 통행 가능하도록 개울 바닥을 어느 정도 다져놓아 순정

차량

정도는 충분히 건널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물의 수위도 어느 정도 줄었다.



허탕을 치고

돌아가지 않아 다행이다. 라고 내심 안도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요근래

내리지 않는 비로 인해 강도 많이 말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필자의

발걸음을 무겁게한다. 저수지도 아닌, 강의 수위가 줄 정도이니,,,



dong_21z.jpg차량이

건널 포인트를 설정하고 버튼식으로 바뀐 렉스턴의 사륜모드를 4L 1단으로

세팅한 후, 아이들링 상태에서 클리핑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며 개울을 건넌다.





휠의 림 정도까지 잠그는 개울을 별 문제 없이 건너 맞은 편으로 올라서니

강변 옆 길이 눈에 들어온다.



dong_18z.jpg강변과

산자락 사이의 굴곡을 따라 돌며 영월 방향으로 나있는 길은 제법 큰

돌덩이들로 바닥을 메우고는 대충 다져져 있는 돌밭 길이다. 진행을

하기 전에 잠시 차에서 내려 노면 상황을 도보로 살펴본다. 그리고 다시

차로 돌아와서 차 밑 이곳 저곳을 체크해 본다.



코스 통과

이전과 통과한

후를 비교해서 혹시 생길 상처자욱을 체크하기 위함도 있지만, 진행차량의 진입각과 이탈dong_20z.jpg각, 그리고 사이드 스텝과 지면과의 대략의 높이를

어림 짐작해 보고자 함이 차량 하체를 살펴보는 이유다.



일단 차의 오프로드 능력은 거의 전무하다고 설정하고

그에 맞는 진행라인을 짚어본다. 주파능력에 대한 마인드를 낮추어 잡는 것이 조심성을 갖는데 도움이 될 듯해서다.



후륜 쇽

액슬 브라켓의 돌출정도와 사이드 스텝의 높이 정도를 보니 큰 문제

없이 진행이 가능할 듯 하여 조심스럽게 출발을 한다. 노면의 형태가

보이기가 그럴뿐이지 막상 평평한 길에 너무 예민한 것이 아닌가 생각

해보지만, 그래도 조심조심하는 것이 필자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라

내심 새기며 진행을 한다.(아~ 마치 대형 미니밴 타고 오프하는 기분이다.)



dong_17z.jpg명색이

돌밭 길이라 그런지 보기 보다는 맵다. 4L 1단을 넣고 이전처럼 아이들링

정도로 진행한다. 전륜에 채이는 돌뿌리가 만만치 않아 타고 넘지 못하면

엑셀을 살짝 밟았다 때어준다.



그러면 한

템포 더딘 박자로 반응하는 트랙션이 느껴지고 약 10cm 정도 높이에

돌을 쑤욱, 둔중하게 차체를 밀어 넘긴다.



dong_14z.jpg올라선

시점에서 넘어 내린다는 느낌이 들 때는 브레이킹을하여 쇽의 바운딩을

살짝 제어를 해주며 조심스럽게 진행을 하니 약 100여 미터의 돌 밭길을

가볍게 통과한다. 지나고 나니 괜한 엄살이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것도 아닌차를 가지고 단독으로 진행을 한다면 누구나 그러했을 것이다.



순정차량을 가지고 약간 버거운 듯한 코스를 지날 때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마치 기장이 긴 바지를 입어 걸을 때 바지의 끝 단이 구두 뒷굽에 밟히고

끌리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





dong_8z.jpg이제부터는

평탄한 흙길이 잘 다져져 있어 여유로운 드라이빙이 될 듯하다. 맞은

편에서 길이 익숙해 보이는 현지 넘버의 훼미리 한 대가 마른먼지를

거세게 날리며 쏜살같이 지나친다.



필자 그렇게

조심스럽게 왔던 길을 덜컹대며 후다닥 지나가니 괜한 헛 웃음이 절로

나온다. "역시 훼미리군. 훌륭한 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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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한산하고

쓸쓸해보이는 강변 풍경이 필자의 들뜬 마음을 가라앉힌다. 줄어든 강물속에

가려져 있던 수풀들이 앙상하게 말라 강변 여기저기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계절의 탓이겠거니 하지만, 예전같지 않아보이는 적막한

풍경은 보는이의 가슴도 적막감에 사로잡히게 한다.



dong_9z.jpg강변을

벗어나 문산리를 가기 위한 산길로 접어드는 중에 복병을 하 나 만난다.

수해로 쓸려 끊어진 길을 돌덩이로 차곡차곡 쌓아 놓은 곳인데 미니밴

같던 렉스턴이 4X4로 돌변할 기회다. 4L 1단을 넣고 슬금슬금 간단히

올라선다.



평소에 사륜을

써볼 기회가 없는 오너들이라면 자신 모빌의 새삼 능력을 감탄할 기회가

바로 이런 경우이다. 평소에는 얌전하던 놈이 험한 곳을 만나 내재되어

있는 능력을 꺼내어 유감없이 펼칠 때의 든든함이란, 사륜차를 타는

즐거움중에 가장 큰 백미(百媚)다.



산쪽으로

접어드니 지도상에 "달운"이라고 표기된 지점에 건물 한 채가 있고 바로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측으로 산을 타는 길은 문산리쪽으로 진행하는

길, 그리고 우측으로는 민가 한채를 만나며 길이 끊어졌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돌아나올 심산으로 일단 우측으로 진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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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을 진행하며 비춰지는 경치는 강변과 틀린 또 다른 세계다. 산중은 아직도 가을의 정취를 머금고

음미하고 있는 중이었다. 가파른 절벽산이 좌우 벽을 이루며 가는 길을

좁힌다. 보이는 dong_6z.jpg하늘의

면적도 역시 점점 좁아져만 간다.



굽이 굽이

산속으로 계속 향하는 길은 이제 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로 협소해졌다.

차를 돌릴까 하다가 돌릴 공간이 여의치 않아 끝까지 가서 돌려야겠다

마음먹고 약 10분 정도를 더 진행하여 결국 그 민가를 보고야 차를 돌릴

수 있었다.



예전에 기억으로는

흙으로 만든 움막이었는데 오늘 보니 시멘트로 지은 집이다. 필자의

기억력에 신빙성이 없어지는 순간이다. 다시 돌아나와 문산리를 향한

산 허리길을 타고 넘는다. 갈지자로 급하게 꺽이는 산 길은 운전자를

아슬아슬하게 한다.



길 아래로

깍아지른 절벽은 필자 뒤 통수를 간질간질하게 한다. 내려오는 길이라면

정말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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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길 정상에 서니 남북으로 동강의 전경이 전망된다. 강의 절경은

강변에서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아야 제대로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이 코스를

지날 때 보람 중에 하 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강가는 옆에서

볼 때의 적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산 사이를 굽이 돌고 있는

절경만 보일 뿐.



내려서는

길에 보이는 문산리는 예전과는 틀려져 있었다. 허름한 가구들이 많이

없어지고 양옥들이 곳곳에 눈에 뛴다. 이전에 없던 강을 건너는 길도

생겼다.



수위가 높아지고

유속이 빨라지면 아무래도 휩쓸릴 듯한 모습인데 예전에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건너는 풍경을 아쉬워하는 것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외지인들의

이기적인 욕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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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km

정도의 동강변 오프로드 드라이브를 마쳤다. 문산리 맞은 편 문애리를

지나 절운재를 넘는다. 이곳 부터는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다. 어라연으로

해서 영월로 나가며 강 건너 산 높은 곳에 새로 짓고 있는 관측 전망대를

바라보며 다음기회를 만들어 꼭 와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진다.






찾아가는


map1z.jpg



dong_11z.jpg평창군

미탄면에서 42번 국도 정선방향으로 약 5분 정도 진행을 하면 우측으로

문회마을, 동강(진탄나루)표지판이 보인다. 길을 진입하여 약 20여분

정도 진행을 하면 동강 줄기를 만날 수 있다. 건너는 개울은 얕고 현지인들이

통행하는 곳으로서 일반 순정차량의 진행이 가능하다.






dong_picz.jpg영월

산하를 또아리 트는 듯한 형상으로 급하게 굽이 도는 동강 비경 100리는

마지막 생태계의 보고중에 하 나라 했다. 정선과 영월일대의 비경과

한데 어울리는 동강이 주목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긴 세월

동안 외지인의 접근을 거부해온 동강의 운명은 어라연 부근에 높이 약

100 여 미터의 대형 댐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발표된 이래, 오랜 시간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던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동강의

목을 가르는 댐을 건설하여 동강비경과 그 주변 생태계의 터를 수장시키자는

것에 반대하였던 것은 오히려 원주민들이 아닌 외지인들이었다. 자연

보호라는 명목으로 들끓었던 여론은 댐 건설을 백지화 시키는 자는 뜻을

결국 관철시켰지만, 이후로 세상에 알려진 동강이 우리 사람들에 의해

시달리기 시작한 것은 얼마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