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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대관령 눈썰매 및 눈길 주행 드라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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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택 작성일03-03-03 11:40 조회1,593회 댓글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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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차량 소개

- 갤로퍼1, 롱바디, 인터쿨러, 오토, 13만Km주행, 순정 상태



3월1일 아침이다.

오늘은 연휴 첫날! 드디어 기다렸던 그날이 온 곳이다.



겨울내 우리집 작은애(이제 막 6개월된 갓난쟁이) 때문에 제대로 다녀 오지 못했는데 이번에 큰맘먹고 엄청난 눈이 쌓여 있다는 대관령에 다녀 오기로 계획한 것을 실천하는 날!



창 밖을 보니 아니! 이렇게 기쁠수가!

비가 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비가 오면 대관령은 틀림없이 눈이 오고 있겠지.

집사람과 큰애(5살), 작은애(2살)를 다독거려 아침을 빨리 먹고

서둘러 대관령으로 출발한다. 눈썰매 탈 준비(장갑, 모자, 등산화등)를

제법 단단히 하고 식빵과 쨈, 우유, 사과도 챙겨서 출발. 8시10분.



대관령으로 통하는 영동 고속도로는 벌써부터 여주휴게소 근처, 문막휴게소 근처 그리고 강천 터널 근처에서 조금씩 서행을 한다. 차량 지붕에 스키를 매단 차량이 제법 눈에 띠는걸로 봐서 막바지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꽤 있나 보다.



소사휴게소를 지나니까 비가 눈으로 바뀌고 주위 풍경들이 설산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래 오는김에 많이 와라. 눈 구경 나선김에 제대로 된 눈구경 좀 하자.”라고 마음 먹으니까 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것 같다. 집사람은 눈길에 미끄러지면 어떻하나 하고 걱정이다. 4륜차이고 조심할 테니 걱정 말라며 큰 소리 친다.



평창휴게소에서 잠시 쉰다. 커피한잔 먹고 화장실 볼일을 다 보고 휴게소내에 설치된 놀이터에서 큰애랑 조금 놀았다.



드디어 횡계IC. IC를 나오면서 우회전하여 도암면소재지로 직진하여 들어간다. (횡계IC근처의 행정구역상 명칭은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이다.) 도암면 사무소와 파출소를 지나니까 횡계로타리가 있다. 제설차가 부지런히 눈을 치우고 있고 제설차가 지나갈 때 길옆에 주차된 차량들은 온통 눈진흙으로 범벅이 되고 있다. 세차비가 꽤 나오겠다.

횡계로타리에서 차를 세우고 어느 방향일까 찾으니 “삼양축산”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4륜으로 전환하고 로타리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서 200m쯤 가니 다리가 있다. 다리에서 잠시 멈춰서서 표지판을 찾으니 삼양목장이 왼쪽을 가리키고 있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좌회전하여 계속 직진.

차량 바퀴가 지나간 곳만 눈이 어느정도 녹아있고 나머지는 아직 눈이 그대로이다. 이제 내리던 눈도 그쳤다.

한참을 올라가니 이런 눈길에서 “촬영”이라고 크게 붙은 버스, 트럭등이 길옆에 주차되어 있고 한쪽에선 무엇을 찍는지 한무더기 사람들이 온갓 장비를 동원하여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낯익은 배우라도 있는지 언뜻 쳐다봤는데 도무지 아는 얼굴은 하나도 없다. 계속 올라가니 목장입구 매표소.



매표소 직원이 “눈이 많이 와서 제1단지까지 가기도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야 없지. 과감하게 입장표 2장을 구입하여 올라 간다.

직원이 친절하게 플라스틱 눈썰매는 주차장 옆의 매점에서 2,000원에 대여하고 있으며 비료포대는 무료라고 이야기해서 비료포대 탈 생각으로 그냥 1단지를 향해서 우측으로 전진.



주차장에서 1단지로 올라가는데 얼마 못가서 앞에 베르나가 헤매고 있다. 남자만 3명 왔는지 두명이 내려서 열심히 차를 밀고 있고 운전사는 창문으로 뭐라고 하는 것이 보인다. 신발이며 옷에 진흙이 잔뜩 붙은것으로 봐서 제법 전투가 치열한 것 같이 보인다. 도와달라고 할만한데도 체인도 없이 졸찌에 푸쉬맨이 된 2명이 힘을 쓴다. 한참하다 도저히 안되겠는지 차를 삐딱하게 옆으로 세우고 우리보고 먼저 가라고 한다. OK! 우리차는 아주쉽게 올라간다.

제1단지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갤로퍼2대, 스포티지1대가 주차되어 있고 눈썰매 타는 사람들이 시원하게 보이다. 제2단지로 올라가는 길은 온통 눈 천지라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목초지인지 구분이 안 간다.



식구들에게 하차!라고 외치고 큰애도 “하차”하고 크게 복창한다. 신발을 등산화로 바꿔 신고 우선 큰애와 둘이서 눈썰매 타려 올라가는데 첫걸음부터 만만치 않다. 초입부터 무릅까지 눈에 푹푹 빠진다. 어렵게 전진하여 눈썰매 탈만한 자리를 확보하고 비료포대를 주워서 큰애를 안고 타는데 잘 안된다. 몇번 시도하다가 주위의 다른 사람을 보니 플라스틱 눈썰매를 타는 사람들은 두명이 타도 씽씽 잘만 타는 것이 보인다. 나 혼자면 비료포대도 가능한데 애를 데리고 탈려니 돈이 들어도 빌려 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매점으로 차를 몰고 내려 갔다. 내려가는 길에 “은서 준서나무, 눈동굴”등 몇몇 장소에는 주차장에서 걸어서 온 사람들이 제법 많이 사진을 찍는다고 붐빈다. 플라스틱 썰매 2개를 예치금 만원 포함해서 1만4천원에 대여하고 다시 제1단지로 올라왔다.

이번에는 작은애를 앞띠로 채우고 파커옷으로 잘 감싸않고 나갔다. 집사람과 큰애가 한팀. 나와 작은애가 한팀이 되어 눈썰매를 탔다. 역시 돈을 들이니까 잘 나가는 구만.

커다란 불도저가 제2단지 방면으로 눈을 치우고 있다. 엔진소리가 요란하지만 2단지까지 빨리 제설이 되면 나도 한번 올라 가봐야지.



작은애가 계속 보챈다. 할 수 없이 집사람에게 인계하고 차에서 젖먹이라고 자동차 키를 준다. 이제 큰애와 둘이서 눈썰매를 탄다. 스키장에의 초급자코스 처럼 밑에서만 타다가 큰맘먹고 50~60m 위쪽에서 타고 내려 올려고 큰애 손을 잡고 올라 간다. 올라가는 중간에 이녀석이 쉬가 마렵단다. 사람이 없는 꼭대기 넘어에서 쉬를 시키고 내려갈려고 보니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어떻게 내려가나?

큰애를 썰매에 태우고 나는 뒤에서 잡아 당기면서 내려오는데 눈이 너무 많아 걸어서 내려오기도 힘든다. 애구..

적당히 내려와서 씽~ 같이 타고 내려온다. 큰애는 무섭다고 울고 불고 난리다.

이때 “赤兎馬”라고 써붙인 갤로퍼 5~6대가 제2단지로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나하고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지만 갤로퍼에 머드타이어를 끼운 모습을 보니 반갑다. 나도 저렇게 할날이 오겠지.

눈을 치우던 불도저가 적당히 왔다갔다 하다 길옆에 비스듬히 세워두었는데 나는 속으로 “불도저 치우면 한번 올라 가봐야지” 하면서 썰매를 타고 있었는데 선두 “赤兎馬”가 불도저 옆을 지나가다 걸린 것이 보인다. 뒤차량에서 삽을 들고 몇 명이 달려가더니 한 5분만에 선두차량이 통과하였다. 그 뒤로 나머지 차량들은 잘 올라가는 것 같았는데 마지막 차량은 그냥 보기에 순정타이어를 신고 있었는데 불도저 옆에서 딱 걸려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보였다. 결국 앞에서 두대가 후진으로 내려와서 데리고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썰매를 타면서 보니까 “赤兎馬”들도 불도저가 눈을 치운 곳까지 올라간 것 같이 보였다.(더 이상 언덕 위에까지 올라가지 않아서 2단지로 올라가는 것은 확인 못함)

큰애랑 눈사람도 만들고 노는데 이녀석 발이 시럽단다. 온통 눈밭에서 놀다보니 신발 사이로 눈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

차로 돌아가서 가지고 온 식빵에 잼을 발라서 열심히 먹고 사과도 먹고 어느정도 배가 차자 이번에는 집사람과 교대하여 내가 작은애를 앉고 차에 남았다. 아 그런데 이사람이 벌써 몇번째 인지 계속 눈썰매를 탄다. 늦게 배운 뭐뭐에 날 샌줄 모른다고 얼굴을 보니 활짝 폈다. 그래 열심히 타라.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

오후 2시경 철수를 결정하고 주차장으로 내려 오는데 길에 온통 사람 천지다. 가슴에 표식을 부착한것으로 봐서 단체로 온 것 같았다.

눈썰매를 반납하고 횡계쪽으로 내려 오는데 올라오는 차와 내려가는 차 때문에 이런 시골길에서 조금씩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었다. 자세히 내려서 상황을 살펴보니 체증이 아니라 체인없이 무턱대고 올라오는 스타렉스 승합차 때문에 앞뒤로 꽉 막혀있었다. 눈길 빙판길에서는 제발 스타렉스나 1톤 화물차 운전자들은 체인을 꼭 준비토록 부탁하고 싶다. 목장측에서 사륜트럭인 세렉스가 한대 내려와서 겨우 해결 하였다. 한참 내려 오니 또 내려가는차와 올라가는 차가 막혀 있었다. 내려가는 엘란트라 한대가 길 가운데 꼼짝도 못하고 있었는데 남자2명 여자2명 이렇게 구성된 승차인원이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내 차를 보고 앞에 서있던 갤로퍼 운전자께서 차를 좀 밀어 달라고 하는데 자기는 한번도 경험이 없어서 안되고 나보고 어떻게 해 달라고 이야기 한다. OK

내차를 엘란트라 뒤로 몰고가서 범퍼로 밀려는데 아가씨인지 아줌마인지 아마 차 주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이는 여자가 돗자리를 범퍼 사이에 끼우겠다고 나선다. 빨리 끼우라고 하고 엘란트라를 턱하고 조금 미니까 잘 빠져 나온다.

무사히 횡계IC까지 내려와서 사륜을 풀고 영동고속도로 진입.

아직 점심을 전이므로 가까운 봉평에서 메밀국수를 먹기로 하고 봉평읍내에 위치한 허름한 “현대막국수”집을 찾았다.

늦은 점심시간인데도 주차하기가 쉽지 않게 차량이 많이 있었다. 물냉 1개 3천5백원, 비냉 1개 4천5백원. 운동을 많이 하였으므로 수육 1접시 1만원 이렇게 주문하고 먹으니 늦은 점심이어서 인지 무지 하게 맛있다. 다먹고 사리를 달라니까 주인 할머니께서 2개나 더 주신다.

오후 4시인데도 사람이 많은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집사람이랑 배가 불룩하게 나오도록 맛있게 먹고 둔내까지 국도로 태기산을 가로질러서 둔내IC에서 집으로 돌아 왔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