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6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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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정보작성자 심재중 작성일01-01-25 11:08 조회837회 댓글0건 |
본문
> 먼 산등성이에 뿌우연 구름이 몰려와 유심히 바라만 봅니다.
> 바라보다 파란하늘이 어느새 머리위로 스치고 지나가며 바람이 붑니다.
> 가만히 소복히 쌓인 산소위의 눈을 치우며 어머니를 그려봅니다.
>
>
>
>
> 초등학교때 소풍가기 전날 나의 손에 오백원인가를 쥐어주시고
> 다음날 자그만 동산으로 소풍을 가던날 안개비가 왔습니다.
>
> 다른 아이들은 전부 엄마손을 잡고 맛있게 김밥과 삶은 계란을
> 먹으며 칠성사이다로 배를 채우고 있을때 난 먹지도 못하는
> 종이지폐 500원을 꼭쥐고 허리춤에 찬 싸늘히 식은 밥을
>
> 챙피해서 먹지도 못하고
>
> 산허리에 쭈그리고 앉아 숨어서 울고있었습니다.
>
> 오후늦게 집에 오니 많은사람들이 웅성거림에
> 어린나는 화가났습니다.
>
> 김밥도 싸주지 않고 김치랑 허연 쌀밥에 누이가 대신해서 나를 소풍보내고
>
> 엄마는 맛있는 음식을 준비 해서 동네사람들과 잔치를 벌인다고 생각했습니다.
> 아버님은 집안을 온통 휘저어 놓으시곤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리시고
>
> 엄마는 혼자 울고 계셨습니다
>
>
> 그 눈물이 무얼뜻하는지 그때는 몰랐었답니다.
>
>
>
>
> 수년의 세월이 지나 인천의 자그마한중학교를 다닐때에도
>
> 비만오면 인천에서 노량진까지 어머니가 보고싶어 몰래 갔다가
>
> 집에오면 아버지에게 무지하게 매를 맞았답니다.
>
> 세월이 흘러 16년째 접어들면서
>
> 어머니는 우연히 동네 집앞에서 그렇게 허무하게
>
>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
>
>
> 오늘 어머님이 계신 산소를 다녀왔습니다.
>
> 지금도 고생하시며 울 세자식을 남들부럽지 않게
>
> 홀로 키워내신 당신의 외로움과 꿋꿋함에 가슴이 메일때면
>
> 이렇게 가끔 술을 마십니다.
>
>
>
>
> 비를맞고 주막집에 앉아 김치쪼가리에 쏘주한병을 마시면 어깨
> 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지요
>
> 또 집에와 하루일을 정리하고 잠을 청하면
>
> 어느새 엎드린 쪽으로 눈물이 흘러나와
>
> 베갯쪽이 촉촉히 젖으며 어머니에 대한 보고픔이 다시금 간절해집니다.
>
> 지갑을 열어 어머님의 환한 미소를 머금은 사진에 코를 대고
>
> 수만번을 냄새맡아도 어머니의 향기는 간데 없습니다
>
> 보고싶군요 당신이
>
> 항상 그리운 나의 어머니..................................
>
> 스물 여섯.
>
> 당신은 어릴적 일찍 부모님을 여의시고 자그마한 절에 계시다가
>
> 일찌기 배우신 머리자르시는 일을 하시다가 우연히 얼굴도 본 적 없는
>
> 남씨 댁의 세째아들에게 시집을 왔습니다.
>
> 스물 일곱.
>
>
> 시집 온 지 일년 만에 여식을 낳았습니다.
>
> 그리고 년년생으로 저와 동생을 보았습니다.
> 당신은 그제서야 시댁 어른들한테 며느리 대접을 받았습니다.
>
> 설흔 하나.
>
> 자식이 밤늦게 열병을 앓았습니다.
> 당신은 자식을 업고 시내 병원까지 밤길 이십 리를 달렸습니다.
>
> 마흔.
>
>
>
> 당신은 그렇게 어린 자식들과 살아보려고 애쓰셨습니다.
>
>
> 쉰.
>
>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 당신은 자식이 학교에서 행여나 학업에 지장을 줄까
>
> 자식걱정에 밤을새우시며 식당을 하셨습니다
> 그리고 자식에게 당신의 여생전부를 바치셨습니다.
>
>
>
>
> 쉰일곱.
>
>
>
> 여행하시라고 자식이 모처럼 돈을 보냈습니다.
> 당신은 그 돈으로 자식의 보약을 지었습니다.
>
> 예순.
>
> 자식이 결혼할 남자라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 당신은 아무것도 없는 사위가 싫었지만 자식이 좋다니까
> 당신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 그러고도 자신의 딸이 고생스러워 하시는 모습에
>
> 밤새 잠못이루시고 가슴속으로 눈물만 흘리셨습니다.
>
>
>
>
> 오직 하나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며 살아온 한 평생.
> 하지만,,, 이제는 깊게 주름진 얼굴로 남으신 당신...
>
> 우리는 당신을 어머니라 부릅니다.
>
>
>
>
> 작년초...
>
>
>
> 전 첨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님께 술에취해서
>
>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
> 그날밤 어머님 께서는 밤새
>
> "우리 철진이가 이제서야 철이 들려나 보다"라고
>
> 말씀하시면서 밤새 우셨습니다
>
>
> 어머니 살아계셨더라면.........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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