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크로스컨트리랠리2002를 다녀오며!!
페이지 정보작성자 바다 작성일02-08-23 18:02 조회7,877회 댓글0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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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크로스컨트리랠리" - 2000년 레인포레스트 챌린지 참가 당시
그곳 말레이시아 팀이나서규원씨로부터 몇 번들어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레인포레스트 출전 경험을 바탕으로 천천히 세밀하게 준비해서 아시안랠리는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마음먹고 있던 중 드디어 5월 용평에서 선발전을 치렀다.
함 철호 씨 조와 같은 점수로 준우승으로 선발이 되었다.
그러나, 부족한 것이 너무 많기에 시기적으로 아니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2년 전경험에 해외 대회란 것이 열정 하나 만으론너무 힘들다는 걸 피부로
느껴 봤기에 몸과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 무거운 마음을 "시간" 마저 도와준다"선적까지 3개월도 채
안 남았다고".....
무쏘(290터보)디젤!!
2년 전 레인포레스트 버전 그대로이다
차량규정에 마추어 세팅하는데 만도 6개월은 걸린다.어떻게 하든 7월 중순까지
마쳐 배에 실어야 한다.
차를 대구(마르스 카클리닉)로 내려보낸다.
현재, 작은 회사(서울지하철공사)를 다니며가정을 이루고 있다.
이때부터 난 쉬는 날 이면 대구에서 지냈다.
가족들의 원망이 날이 갈수록 커진다. 마르스팀(세팅팀)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없기에 날 세며 작업 한날이 더 많다,
차는 차대로 진행되어 갔지만 문제는 크루(Crews)간의 호흡이다.
JR스포츠에 정재순님이 손수 준비한 로드북(Road book)을 건네준다.
랠리(Rally)는 크루(Crews)간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랠리타입 쇼업쇼바까지
준비 해준다.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롤바/게이지, 트립메타, 헬멧, 도색 문제 등은 용인에 계신 최광년단장님 과 VIVID에
백형민님의 도움을 받아 해결했다.
결국, 빚을 내어가며 어렵사리 출전비며 배 선적문제를 모두 마치고 내일이면
출국한다
7/29,월요일 - 비
"도 착"
비행기에서 태국에 내리는 순간, 벌써 가이드(그릿샤다)와 버스가 우리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 소나기가 내렸는지 밤인데도 후덥지근했다.
한국의 여름 날씨와 비슷하기에 별 다른 느낌이 없다.
방콕에 있는 Royal River Hotel로 향했다.
여기서 8월 1일 까지 숙박한다.
숙박비는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
7/30,화요일 - 맑음
"차량인수"
아침 일찍 Saphansoong부두로 차를 찾으러 갔다.
(주)듀엣해운의 태국 파트너인 C.K.CONTAINER BRIDGE CO. LTD.의 MRS. RATCHANEE
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사실, 랠리에 나가는 차를 콘테이너에 담아온 것이 이들에게는 흥미로 왔던 것이었다.
출전차량 모두 깨끗하게 운반되어진 상태이다.
우리 조(곽용기, 조현진)의 무쏘가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보름전 배에 선적할 때 서두르다 실내등을 켜고 내린 탓이다.
다행히 두개의 배터리를 모두 교체한 상태라 시동을 켜고 충전을 하니 정상으로
돌아 왔다.
일행은 간단히 차량을 점검 후 미리 예약해둔 정비업체로 향했다.
한국에서 약 한달 정도의 시간으로 차량을 세팅하다 보니 한 두곳 빠진 부분이
있었다.
오늘 하루만에 검차에 필요한 모두 작업을 마쳐야 한다고 생각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5시간 정도 리프트와 약간의 부품을 사용하고 우리 돈으로 30만원 정도를 지불하였다.
이곳에서 대학 나와 초봉이 약40만원정도라 하면 싼 비용은 아니었다.
태국이라고 물가가 아주 낮을 거라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한국보다 비싼 것도 있고 비슷한 것도 많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가격이 많이 싼 편이었다.
차량을 최종 점검하면서 우리 가이드(그릿샤다)의 친구들이 아무런 댓가없이 많이
도와줬다.
그릿샤다는 태국의 Deep Forest란 오프로드팀에서 활동하며 국내 여행사 태국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우리일행이 작업중 어려운 점이 있을까봐 미리 팀원들은 모이게 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팀원들의 기술력이 여느 정비 업체 직원보다 빠르고 센스가 있었다.
정말 자신들의 차를 좋아하며 매니아의 기질이 돋보였다.
7/31, 수요일 - 맑음
"검차 준비"
일본의 차들이 한대 두대 호텔로 들어온다.
차량들이 깔끔하고 배기음 만으로도 주눅 들게한다.
차량들을 둘러보니 우리처럼 한 달만에 급히 한 작업이 아니다.
바디와 프레임을 분리하여 서스펜션 작업과 프레임 도색까지 마친 후 바디를 조립했다.
타이어들은 주로 요코하마 M/T에 30 ~ 32인치 정도이며폭이 9.5 ~ 10.5 정도로
직경은 크되 폭이 좁은 형태로 한국에는 없는 타이어들이었다.
8/1, 목요일 - 맑음
"서규원씨와의 만남"
드디어 기다리던 서규원씨가 도착했다.
서규원씨는 말레이시아 어느 공대에 교수로 있으며 10여년 외국에 크고 작은 대회에
참가했었던 현장 경험이 많은 분이다.
현재 선수생활은 접고 이 대회 운영위원중에 한사람으로한국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분이다.
이제까지 FIA.COM 사이트에 들어가 원문을 번역해 나름대로 검차를 통과하기 위해
분주했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거란 생각에 서규원씨에게 최종 점검을 부탁했다.
검차에서 벗어나는 항목은 아래와 같다.
1. 롤게이지/바설치
①롤게이지의 고정부위는 프레임이어야 함.
②롤게이지와 롤바간의 연결은 볼트 처리되어야 하는데 전부 용접 처리됨
2. 전원/연료 차단 장치(실내1, 실외1)
한국팀은 실내에 1개만 설치됨
3. Rear door lock 장치
이중, 2, 3번은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였지만 1번은 조치가 불가능하였다.
롤게이지/바는 규정에 약간 벗어났으나 설치되어 있기에 검차 통과는 큰 문제를
삼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다른 나라 팀들이 한국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국팀이 올해는 무쏘290 터보디젤, 무쏘320 가솔린, 이스즈 로데오 등을 가지고
3팀이나 왔기에 약간 놀란 눈빛이다.
특히, 벤츠엔진을 탑재한 무쏘의 성능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오는 현상이었다.
8/2,금요일 - 맑음
"검 차 / 로 드 북"
검차가 시작되었다.
정희철/최영관(무쏘320가솔린)조가 먼저 검차를 받는다.
큰 문제없이 통과가 되었다.
우리(무쏘290터보디젤) 역시 통과가 되었다.
함철호/김기태(이스즈로데오)는 롤바의 추가설치 후 확인 받을 것을 약속한 후
1차 통과되었다.
사실 검차문제는 내겐 좀 예민한 부분이었다.
나름대로 준비를 하였지만 내가 모르는 부분이 아주 기본 적인 것에 지적이 된다면
이 얼마나 챙피한일인가?
그들은 우리가 한국 대표로 최고의 선수들이 온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수준이 한국의 수준으로 볼까 그게 걱정이었다.
다행히 검차는 3대 다 잘 통과되었다.
국내에서는 4륜구동랠리에서 이 정도의 검차 규정과 절차는없었다.
모르면 모든 것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아는 것도 물어보고 하는 것이 처음 접하는
랠리를 가장 빠르게 습득하는 길이라 생각하며 파르크페르메(parc ferme-차량 보관장소)에
차량을 넣어 두고 저녁8시 선상에서 대회 전야제를 시작으로로드 북을 내어 주었다.
로드북(Road book) !!
사실 국내에서 로드북은 1999년 평창랠리때에 처음 봤다.
그 뒤에 금강산랠리, 제주랠리도...
아직 4륜구동랠리에서 로드북을 보며 하는 경기는 없었다.
그러기에 수준은 서로 마찬 가지였다.
서규원씨가 바쁜 와중에도 운영위원 회의를 마치고 새벽1시에 미팅을 갖는다.
3팀을 모아서 로드북 읽는 요령과 내일의 중요한 포인트들을 하나씩 지적해 주셨다.
미팅을 마치고 드라이버들은 마지막 차량 점검으로 코드라이버들은 로드북 보고
페이스노트 작성한다고 그렇게 밤은 깊어 가고 있었다.
8/3, 토요일 - 맑음
"출발"
드디어 시작이다.
출발은 태국의 왕궁 앞, 전통 옷으로 치장한 무희들의 화려한 율동과 음악 속에서
2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독립문 모양의 스타트라인!!
크략션을 울리고 온갖 포즈를 잡고여기저기서 셔터 누르는 소리에 손을 흔들며.....
앞으로 겪어야할 일들을 꿋꿋이 이겨내리라 다짐하며 힘차게 출발한다.
LEG 1 -Time Schedule(Bangkok ~ Kanchanaburi)
RS 1 -168.62Km,TargetTime4.30
SS 1 -111.20Km,MaxTime2.30
RS 2 -57.00Km,TargetTime1.30
RS 1은 총거리가 168.62Km로제한이동시간은 4시간 30분이란 이야기이다.
RS(Road Section)구간은 일찍 들어가도 페널티를 받고 늦게 들어가도 페널티를
받는다.
현지 교통법규를 지키며 운행하여야 한다. 168.62Km인데 4시간30분을 준 이유는
첫날이라서 여유시간을 많이 준 것뿐이다.
시간이 갈수록 부족했었다.
SS1(Special Stage)은 총거리가 111.20Km이고 최대 2시간30분 안에 도착을 해야
한다.
여기서시간 안에 들어오지 못할 경우 DNF(Did Not Finish)처리된다.
스타트!!
코드라버인 나로서는 아직 앞길의 상황이 보이지도 않는다.
단지 로드북을 보고 진행 방향만 가르쳐 줄뿐이다.
다행히 마른땅이 아니어서 앞차들이 지나간 자국이 미세하게 남아 있어서 코드라버인
내가 조금씩 늦어도 드라이버인 곽용기씨가 길을 잘 찾아가 주었다.
20여분 지나니 생각보다 호흡이 잘 맞았다 그런데 갑자기 반대편에서 일반차량이
길을 안 비켜주고 막는 것이다.
크락션을 울리며 피하려했지만 결국 그 차량은 벌써 우리 앞에 와 있었다.
우리는 순간 앞쪽에 위험 상황이 발생하여 차를 정지하라는 오피셜로 착각하고
차를 세웠다.
그 차량에서 건장한 사나이는 다짜고짜 소리지르며 오른쪽으로 왔다.
랠리 경기중인줄 모르고 비포장 도로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차들을 보고
화가 난 것이다.
로드북을 펼쳐 보이며 " 아시아 크로스 컨츄리 랠리중이쟎아"라고 하니
멋쩍은 표정으로 길을 비켜줬다.
약 5분 정도의 시간을 낭비하고 나머지 SS1을 무사히 마쳤다.
다른 팀들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이 작용했던 것 같다.
어떤 팀은 소떼를 만나고 또 다른 팀은 사람을 치일뻔도 했단다.
RS2에서 피니쉬는 그날 묵을 Felix River Kwai 호텔이었다.
다들 차량을 점검한다고 북적댄다.
태국의 한 팀은 미션을 통째로 교환하는 대작업을 리프트도 없이 잘하고 있고.
일본 팀의 써비스크루중엔 세차를 하는 크루, 차량정비팀도 있고 발전기를 돌려
불을 환히 비추고는 컴퓨레샤를 돌려서 바퀴 풀고 브레이크 패드를 교환하고 있었다.
우리에겐 써비스크루가 없다.
써비스크루 한 명당 약 300만원정도의 비용이 들기에 아예 포기를 했다.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는 먼저 간단히 세차를 하구랜턴으로 차량을 점검한다.
다행히 볼트 몇 개만풀려 있어 조이고호텔로 돌아와 내일 뛸 로드북을 펼치며
자리에 앉는다.
12시가 넘어 어제처럼 서규원씨가 와서 충고와 격려에 말을 아끼지 않는다.
"오늘은 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좋다고 욕심 내지 말고 이 페이스를지켜달라"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본 듯이 염려 섞인 말투였다.
8/4, 일요일 - 흐리다가 맑음
"넘어지다"
LEG 2 Time Schedule(Kanchanaburi ~ Phetchabun)
RS3 -31.62 km,Target time 0.45
SS2- 71.75 km,Max time2.00
RS4 - 100.07 km,Target time 1.30
SS3- 65.63 km,Max time1.30
RS5 - 322.52 km,Target time 5.00
둘째 날이다.
말라리아 약을 챙겨 먹는다.
긴장되는 것은 많이 줄었다.
SS2에서는 조금 속도를 높였다.
SS2를 후반시점까지는 별무리 없다싶더니 90도 턴하는 지점에서 노면슬립으로
옥수수 밭으로 미끄러진다.
다행히 전복이 안되어 내려서 허브를 잠그고 사륜구동으로전환,3분 여만에 탈출
성공 Finish를 빠져 나와 차량을 점검하고는 10여분이 지났을까...
유리가 깨어지고, 천정이 찌그러진 무쏘가 들어왔다.
정희철/최영관조 이었다. 앞 차량을 추월하다 한바퀴 구르고는차가 바로 섰다고
했다.
다행히 다친곳은 없었고, 차량도 라지에타의 누수이외에 별다른 고장이 없어 계속
진행이 가능했다고 한다.
다시 10여분 후에 함철호/김기태조가 들어왔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지만 제한시간안에 들어왔다.
전륜 라이닝의 잠김으로 SS2 중간에서 차량을 신속히 정비하고 시간에 맞추어
들어온 것이다.
SS3 코스는 가솔린 차량을 위한 코스였다.
직선도로와 포장된 길이 많았고, 경사가 심한 포장된 오르막길을 디젤무쏘로 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젖은 노면으로 서너 차례 핸들링이 되지 않았다.
한국의 토질과 많은 차이가 있다. MUD도 무척이나 부드럽고 많이 미끄럽다.
노면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마지막 Finish를 5km 남겨두고, AT타이어는 젖은 노면에 완전히 접지력을 상실하며
밭으로 빠져 들어가게 되고 윈칭으로 겨우 빠져 나왔다.
RS5 구간에서 작은 시내를 거치며 M/T타이어를 구하려고 했으나 구할 수 없었다,
일단 Kosit Hill 호텔에 도착,서규원씨가상황을 파악후 한국팀의 스페어 M/T타이어
2개씩을 빌려서 전.후륜에 장착하고, A/T타이어는 스페어 타이어로 쓰라는 조언을
해준다.
다행히 타이어는 전부 32"이었고 한국팀선수들이 전부 나와 도와주었다.
8/5, 월요일 - 맑다가 비
" 부러지다 "
LEG 3 Time Schedule( Phetchabun ~ Khon Kaen )
RS6 -42.12 km,Target time0.55
SS4- 57.23 km,Max time2.00
RS7 - 127.58 km,Target time2.30
SS5- 58.00 km,Max time2.00
RS8 - 237.25 km,Target time4.00
가장 힘든 날이다.
SS4는 비가 질퍽하게 오고 스타트부터 MUD가 가득한 정글이었다.
전륜에는 락커가 장착되어 있고, 후륜의 LSD로 인하여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했다.
30여분 진행하다 보니 우승후보인 일본의 TURBO HOUSE 2번 차량이 2~3미터 길
아래로 굴러 쳐 박혀있다.
도움을 주려해도 길은 좁고 여럿이 붙어도 간단히 끝날 상황이 아니었다.
크루는 이상이 없었고 서서히 진행했다.
10여분쯤 가니 이번에는 일본/대만의 연합 팀의 도요다 랜드크루져 이었다.
코스에서 벗어나 윈칭을 하고 있다. 차량진행이 불가능하였고, 먼저 출발한 함철호/김기태씨
조도 역시 발목이 묶여있다.
윈칭은 쉽사리 되지 않고, 시동마저 꺼졌다. 벌써 시간은 15분 정도 경과된 상태이다.
차량을 길 위로 올리고 시동만 살려주고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함철호/김기태씨 조와 같이 1시간만에 겨우 차량을 빼내고 보니 밧데리가 16V밖에
안나온다.
이 차량은 직렬 24V 이었다. 밧데리 단자를 보니 흙탕물이 튀었다. 다행히 밧데리
단자의 접촉불량으로 판단, 차를밀어서 시동을 걸려고 몇 차례 시도를 해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냥 가려했지만 서비스카도 운영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테스트기로 점검하다 보닛의 전원/연료차단스위치에서 고장. 신속히 스위치의
기능을 없애고 배선을 새로이 연결하였더니 시동이 걸렸다.
진행을 하다보니 중간 중간에 낙오된 차량들이 많이 있었다.
TURBO HOUSE팀의 4번 차량은 앞쪽 부분이 많이 파손되었다. 수리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최대 난코스가 나왔다. 급경사에 바위, 그리고 도강이다. 한국지형과 비슷하다.
SS4를 무사히 마쳤으나 제한시간 경과로 페널티를 받는다.RS7구간의 시간이
부족하다.
눈물을 보이며 우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연합팀을 뒤로하며 엑셀을 힘껏 밟는다.
SS5의 시작이다. 17번째 차량이 출발한 후 갑작스레 억수같이 비가 온다.
후미 출발 차량일수록 노면이 더욱미끄러워 불리하다.
오늘하루는 한국팀에게는 아주 유리한 코스들 이였다.
모두 한국지형과 흡사하고 최고의 스피드를 요하는 구간이 아니었다.
우리차량도 20여키로미터를 주파할 동안 4대의 차량을 추월했다.
비는 계속 내린다. 약 100미터의 오르막 경사가 나왔다.
처음 시도 실패, 뒤로 50여미터 후진하여 재시도,미끄러운 노면을 무리하게
오르려다 측벽에 부딪혀 전륜의 액슬샤프트 좌우가 모조리 파손되었다.
윈칭과 30미터 연장 와이어를 사용 겨우 차량을 언덕으로 올렸다.
먼저 출발한 정희철/최영관씨조를 만난다.차량이 왼쪽으로 미끄러져 빠져있다고
한다.
2륜만 되는 무쏘로 최대한 접근해서 윈칭으로 끄집어내고 이번엔 희철이네 차량으로
견인바로 연결한 후 견인하여 나머지 오르막 경사를 그림처럼 넘어 통과했다.
많은 비로 인하여 물에 잠긴 상태라 코스파악이 힘들었다.결국은 제로제로카에
이끌려 코스에서 나와야만 했다.
오피셜로부터 타임카드에 사인을 받고 또 다시 RS8 구간을 부지런히 달려 Sofitel
호텔에 도착하였으나 결국, 우리 팀은 2시간의 페널티를 받았다.
이 부분은 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부러진 전륜액슬 샤프트는 2개고스페어파트는 1개만 있다.
액슬샤프트가 파손될 대 스테빌라이져 링크까지 부서졌다.
한쪽의 액슬샤프트 교환과 수리를 하고나니 새벽 5시이다.
두 시간 정도 눈을 붙일 수 있었다.
랠리는 운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날이었다.
8/6, 화요일 - 맑음
"리타이어?"
LEG 4 Time Schedule( Khon Kaen ~ Nakhon Ratchasima (Khorat) )
RS9- 108.75Km,Target time1.30
SS6- 70.21Km,Maxtime2.00
RS10- 154.28Km,Target time3.00
SS7- 70.38Km,Maxtime2.00
RS11- 85.35Km,Target time2.00
죽음의 하루다.
RS9를 출발한 후앞으로 남은 SS에 대비해 액슬샤프트 베어링을 구해 보기로
했다.
40여분 3~4곳을 다녔으나 태국에서 무쏘부품 구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조금 늦게 도착하였으나 오피셜의 출발신호로 바로 SS6을 출발하였다.
SS6경기중 전륜 캘리퍼의 이탈로 현장에서 15분만에 정비를 마치고 겨우 Max time안에
통과를 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타임체크를 하는 오피셜이 한 명도 없다.
Start라인의 오피셜과 Finishf라인의 오피셜간의 연락이 되지 않은 것 같다.
할 수 없이 태국 팀의 서비스 크루에게 타임 체크를 받은 후 바로 다음 SS7로
출발을 했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쉬지 않고 갔으나 SS7 Start line의 오피셜도 철수하고 없었다.
길을 모르니 SS7을 거쳐야만 호텔을 찾아갈 수 있어 계속 진행하였고 결국은 둘만의
경기를 한 후 Royal Princess호텔이 있는 Khorat에 도착, 부품을 알아보았으나 구할
수 없었고 10시쯤 도착해보니 H. Q에서는 우리 팀의 리타이어 문제로 난리다.
오늘 상황을 서규원씨에게 알렸고 다시 회의를 통해리타이어는 면하면서 11시간의
페널티를 받는다.
정말 속 터지는 일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SS7은 학교방과시간이어서 취소되었다고 한다.
참 어이가 없었다.
어찌되었든 처음 RS9에서 30여분 지연된 것은 경험부족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비싸게 한가지 배운 날이었다.
8/7, 수요일 - 맑음
"브레이크 패드"
LEG 5 Time Schedule(Nakhon Ratchasima (Khorat)~ Sakaew )
RS11- 71.7Km,Target time1.30
SS8- 73.28Km,Maxtime2.00
RS11- 178.86Km,Target time3.00
오늘은 전륜액슬 수리를 포기하고 바로 SS8을 향하여 이동을 했다.
SS8을 8Km남겨두고 오른쪽으로 턴을 하다가 후륜쪽 바퀴에서 툭"하는 소리함께
차가 멈춰버렸다.
가장먼저 의심이 되는 것은 후륜디퍼런셜 케이스의 링피니언기어의 파손여부가
가장 의심이 되어 엑슬을 살펴보니 오일이 누유되거나 충격을 받은 흔적은 없다.
다시 올린 후 양쪽 바퀴를 빼고 확인하니 뒷라이닝의 안쪽 면이 모두 닳아 드럼에
고착이 된 상태...
SS8에서 Time Check을 받기 위해서 한쪽의 브레이크에는 조금이라도 남은 라이닝
2개를 조합하여 장착하고 한쪽은 캘리퍼를 탈거한후에 브레이크 호수를 바이스플라이어로
집어서 배관을 막은 상태로 쇼바에 케이블 타이로 부착하여 서행운행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호텔로 복귀후 태국의 서비스 팀의 팀장이 무쏘의 부품을 방콕에서 구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전륜등속조인트와 후륜브레이크패드가격을 알아보니 전륜등속조인트는
100만원정도이며 후륜브레이크패드는 10만원이었다.
우리 팀은 후륜브레이크패드만 부탁을 하고 전희철/최영관 팀은 점화플러그코일을
15만원에 주문을 하였다.
오늘은 같이 온 미디어팀장(이 민)님 생일이란다.전부 로비에 모여 맥주 한
캔씩 돌리며 축하 해주었다.
8/8, 목요일 - 맑음
"캄보디아ANGKOR WAT"
LEG 6 Time Schedule( Sakaew ~ Cambodia Angkor wat )
RS13 -135.05Km,Target time4.00
SS9- 36.00Km,Maxtime1.00
RS14- 23.90Km,Target time0.45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한국번호판을 달고 두 번 경험하기 힘든 캄보디아 앙코르아트로 향한다.
국경을 넘는 순간 5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느낌이다.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니는 사람! 돈과 먹을걸 달라는 어린아이들! 포장이 안되어
여기저기 파인 도로!!
RS13은 SS9보다도 더 힘든 구간이었다.
135.05Km의 거리에 타켓타임을 4시간 준 이유가 있었다.
135.05Km의 도로중 100km정도가 직선이었는데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이다.
평균시속 33.8Km이면 되지만 노면이 심한 구간은 속도를 30Km를 넘지 못한다.
또한 한순간이라도 길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다리를 건널 때는 조심해야한다.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는 것이6.25 전쟁 때
폭격 맞은 다리 같았다.
이 구간에서는 10여대의 차량들이 서스펜션의 트러블로 차량을 세워야만 했다.
우리 차량은 이틀 전에 후륜 쇼업쇼바를 모두 교체한 상태여서 스페어파트가 없었다.
공기압을 줄 인후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가 쉬지 않고 천천히 꾸준히 달려 겨우
Target-time에 맞추어 도착했다.
SS9는 속도를 내기 좋은 구간이었지만 한순간 코스를 이탈하여 전복될 위험이
많은 구간이었다.
노면의 좋은 곳은 최고시속 150Km를 넘는 구간도 많았다.
모든 경기는 끝났다.
한국 3팀 모두 열악한 상황에서 힘들게 완주를 했다.
사실, 상위 입상을 노렸지만 짧은 준비시간과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완주한
것만으로 서운한 맘을 달래야 했는데
시상식때, 주최측에서 우리 "팀코리아"에게 "팀 스피리트 어워드"란
상을 주었다.
우리는 " 이런 일로 상을......"이라고 모두들 쑥스러워 했는데 외국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아주 높게 평가해주고 축배를 권하며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어려운 가운데 후원해주신 국내의 여러분과서규원씨의 보이지 않는 지원에고마움과
감사 뜻을 전합니다.
대회가 끝나고많은 아쉬움과 미련이 남지만 정말 많은걸 배워 왔다.
잠도 못 자고 시간이 없어 늘 경기 중에 차량 안에서 식사를 빵으로 대신 했지만
제대로 된 랠리문화와 랠리가 무엇인지를 조금은 알 것 같다.
한국에서는바로 내년 "아시안 랠리"를 준비할 것이다.
완주에만족하지 않는 성적이 나오길 바라며........
대한민국랠리의 발전을 위해파이팅!!!
6일 동안 2500km 험한 대장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건
어렵지만 후원해주신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 (주) 가온누리 강시훈님
> (주) 듀엣 해운
> J R 스 포 츠
> KTMaC (천리안 오프로드 동호회)
> Q & T 서규원 님
> VIVID 백형민님
> www.auto114.com 관계자 여러분
> YENCAR 이민님
> 대구 경동상사
> 동광상사(쌍용부품점)
> 마르스카클리닉
> 삼정오토테크
> 오프로드어드벤쳐 신일웅님
> 최광년 단장님
> 콜롬비아스포츠웨어(주)
> 퓨전 코리아
> 한국 사륜협회 관계자 여러분
> 그 외여러분
열악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견디어 완주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에 말씀 드립니다.
2002. 8. 17 곽 용기/조 현진 올림
대회시작 전 차량 셋팅기(글: 조현진)
곽용기씨와는 99년부터 같은 팀에서 오프로드를 하였다.꽤나 호흡이 잘 맞는
편이다.
곽
용기씨와 "레인포레스트챌린지"에 나갈 것인지 "아시아크로스컨츄리랠리"에
나갈 것인지를
계속 고민하다가 "아시아크로스컨츄리랠리"에 참가하기로 6월초 결정을
지었다.
마음의 각오와 결정은 지었으나
앞으로 차량 튜닝비용과 대회 경비들을 생각하니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실제로 대회를 마친 후 각 팀당의예산지출액이 3000만원이 넘는다.
헉! 손가락이라도 빼서 팔아야 할 형편......
한국에서 스폰 받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중소규모의 자동차 용품업자들에게 도저히 스폰 하라는 말이 떨어지질 않는다.
원가에 달라는 소리도 염치가 없는 판이다.
우리네 한국 대기업과 자동차 메이커들은 생각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태국의 경우 예전부터 일본자동차가시장을 점령하고 말레이시아 또한 역시 그렇다.
이런 경기를 개최해 비포장 도로가 많은 동남아 시장에 일본이 사륜구동자동차를
몽땅 팔고
있는 셈이다.
몇 년 후 우리나라 자동차는 우리나라 안에서 우리만 타게 될 것
같다.
어려운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어 도움을 주신 대구 마르스카 클리닉, 의류업체
(주)콜롬비아 스포츠웨어, (주)오토114, 서울 삼정오토테크, 경산JR스포츠, 대구 경동상사,
대구 동광상사, KTMaC회원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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