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용인 짚잼보리 대회
페이지 정보작성자 바다 작성일01-07-15 07:39 조회5,699회 댓글0건 |
본문
짚잼보리 참관 후기
99" 제3회 한국 4x4 잼버리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규모면에서 지난 1,2회 춘천대회때보다 많이 축소되었고, 진행면에서도 여전히 많은 아쉬움을 남긴 대회였습니다.
장소 역시 지난 춘천대회와 달리 서울이나 지방에서 접근이 쉬운 용인에서 개최되는 만큼 일반인의 참여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오히려 다양한 차종과 각양각색으로 튜닝된 차종을 거느린 짚매니아 클럽의 참여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대회 내용중 이틀에 걸친 개인전은 짚매니아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많이 부족했습니다만, 올해 처음으로 그나마 마지막날 해질녘에서야 시작된 단체전만이 관중들의 몰입을 이끌어 낼수 있었습니다.
◆경기내용분석
-개인전-
1,2회 춘천대회는 300여미터 코스에 여러 가지 장애물을 설치하고 개솔린 차량에게는 몇초의 핸디캡을 적용했었으나, 올해는 50여미터의 직선코스에 50센티 깊이의 머드를 조성하여 전차종에 동일한 룰을 적용한다고 하였습니다.
스타트 라인과 피니쉬라인의 표시가 분명치 않고 1/100초까지 측정하는데 아르바이트생이 스톱워치로 잰다는 것은 정확성과 공정성에서 문제가 있었으며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구간의 물이 줄어 드는데도 보충을 하지 않아서 후반 출전한 선수들의 기록이 대체로 좋았다
주최측의 의도대로라면 차량이 머드구간을 통과하려면 배기량보다는 타이어나, 지상고 등 튜닝이나 드라이빙 테크닉에 따라 승부가 나야합니다.,
그러나 경기코스의 노면은 머드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조성되지 못한 탓에 지면이 수분을 흡수치 못하고 흙탕물로 고여 있었고, 경기차가 지날 때 마다 밖으로 배출되어 경기 후반부에는 기록에 많은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기초반 12~13초대이던 기록이 후반에는 9초대로 빨라진 것은 코스의 수량이 점점 줄어든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속력으로 출발하여 진행저항이 머드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흙탕물구간을 고속으로 지날 때에는 크고 넓은 타이어보다는 작고 좁은 타이어가 저항을 덜 받아 훨씬 유리하며 고속,고회전시 출력이 떨어지는 디젤보다는 휘발류차량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경기였습니다.
그래서 구형 코란도 위주의 대다수 디젤차량이나 크고 넓은 산악용 타이어를 장착한 차종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였으며, 역시 휘발류 차종인 랭글러나 체로키가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1위와 3위를 차지한 천리안 오프로드팀(KTMaC)의 경우도 재빨리 경기코스를 읽고 랭글러 사하라(4000cc, Trail Master 4"up Kit, BFG 31x10.5 M/T, 후륜 Lock-Right 락커장착)를 출전 시켜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며, 2위역시 코리안스 클럽의 랭글러 레니게이드(4000cc, Trail Master 4"up Kit, BFG 32x11.5 M/T)가 차지 했습니다.
1위의 경기 모습동영상(1.4M)
-단체전-
1대의 차량에 5명이 탑승하여 머드구간을 통과하는 경기였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경기장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클럽 차량들의 주파력에 놀란 주최측에서 이미 조성된 단체전 코스에 다시 포크레인으로 부랴부랴 땅을 더 깊이 파내고 물을 끌어들이는 등, 나름대로 4WD클럽들의 수준에 맞는 코스를 만드느라 수선을 떨었습니다만, 오히려 얼토당토않은 늪지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추첨을 통해 1번으로 출전한 "머드클럽"은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미 개인전은 팀의 성격에 맞지 않는 경기임을 파악하고 출전을 거부하였으며 단체전을 위해 경운기 타이어를 구해서 장착하고 출전하여 강한 승부욕과 열정을 나타냈습니다만 진행측의 오프로딩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조성된 머드늪은 그들의 열정을 무색케 해 버리는 듯 했습니다.
29"정도에 불과한 직경과 블럭같은 타이어 트레드는 깊은 머드에 갈수록 파고 들어 급기야 더 이상의 전후진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경기 구간에 빠진 그들의 차를 구난하기 위한 오프로드 동호인들의 열정은 대회자체와는 관계없이 차가운 가을비가 내리는 밤에도 열기를 더해 갔습니다.
세번째 출전한 "안산크레인"이라는 팀은 벤츠사에서 만들어 국내엔 제설이나 도로정비용으로 수입된 "우니모그"를 가지고 출전 하였습니다. 처음엔 경기진행용 스탭차량이려니 했는데, 개인전과 단체전을 참가하였습니다. 팀명처럼 중장비회사의 차량이었는데 어떻게 짚잼보리에 특수 면허가 필요한 중장비가 출전할 수 있는지 이해안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차의 특수한 용도에 어울리게 5명의 팀원이 탑승한 채 몇 번의 시도로 5분만에 구간을 통과하여 우승하였습니다만 관중의 야유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2등은 구형코란도에 전후륜락커와 35" 금호 M/T 타이어를 장착한 KTMaC이 차지하였습니다.
불가능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일사분란한 팀웍과 관중들의 전폭적인 응원속에 9분대에 구간을 통과하였습니다.
이미 해는 저물어 헤드라이트불빛에 의지한 채 차가운 가을비를 맞으며 허벅지 까지 빠져 헤어나기도 힘든 머드속에서의 나아가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와 노력은 정말로 감동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개인전과는 달리 뻑뻑한 머드에선 35x12.50 M/T 의 크고 넓은 타이어가 깊이 빠지지 않고 조금씩이나마 전진하기엔 유리하였습니다.
유일하게 단체전 코스를 통과한 지프형차량이었습니다.
◆총평
올 대회는 짚매니아들의 참가가 두드러졌습니다.
작년과는 달리 일반 순정차량 보다는 어느 정도 산악용 타이어와 리프트업으로 지상고를 높힌 차들이 주를 이루었으며 31"와 33" 타이어는 이제 보편화되었고 35"를 장착한 차들도 제법 보였습니다.
코란도
6" Body up, 4" Shakle up.
금호 마샬 35x12.50 M/T.
후륜 Lock-Right
작업:Jr-workshop
갤로퍼
Reader"s Ride에 소개된 Jr-workshop의 갤로퍼.
도색과 오픈 개조.
그러나 튜닝의 방법에 있어서 아직은 제대로 된 틀을 갖추지 못하고 단지 큰 타이어로 인치업을 하기 위한 바디업이나 리프트업이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 되고 있었고, 그에 따른 배기량이나 기어비, 드라이브 트레인 쪽의 보강이 구축된 예는 없었습니다.
반면 이러한 짚매니아들의 노력과 열정에도 불구하고 대회의 성격은 일반인, 매니아, 프로레이서... 누구의 욕구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 분명치가 않았습니다.
경기장은 있으되 관람객을 위한 자리는 전혀 마련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경기진행에 방해되니 딴데서 관람하라는 진행요원의 핀잔을 듣기 일쑤였기에 어떤 일반인들이 오랜 시간 관람하기에는 그들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주최측의 말하는 "전국의 짚매니아들의 위한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도 무색한 것이 매니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어떤 오프로드를 즐기고 있는지 안중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참가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는 매니아클럽들의 욕구와는 관계없는 레이싱 선수 출신의 관계자가 경기코스를 설계하다보니 항상 스피드위주의 경기가 되어왔고 번호판도 없는 전문 랠리용 차가 뛰어난 성적으로 예선을 통과하기도 하였으나 참가자들의 이의제기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짚잼보리를 주최하는 측이나 진행하는 측이나 그 같은 성격의 대회를 준비한다면 짚 오프로딩 매니아에 대한 공감대를 갖기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자동차, 특히 4WD문화가 척박한 우리나라에 선구적으로 행사를 기획한 주최측의 노력과 성의는 높이 살 만하나 진정으로 그들이 말하는 축제의 형식을 갖추자면 참가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매니아들에 대한 이해와 잦은 접촉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대회의 주최측이 밤늦게 까지 단체전을 지켜보고 있었다면 아마도 매니아들이 추구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